[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한국의 맥주가 북한보다 맛이 없다는 영국 주간지의 보도에 국내 업체들이 항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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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000080)는 28일 "수입맥주에 비해 저렴하다는 이유로 국산 맥주가 질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억울하다"고 밝혔다.
업체 관계자는 "과거 하이트맥주의 전신인 조선맥주의 '크라운'은 쓴맛이 강한 유럽식 맥주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지 못했다"며 "이후 미국식 맥주 스타일의 부드럽고 깔끔한 '하이트'를 출시해 히트를 쳤다"고 말했다.
고급 원료를 사용한 일부 맥주를 제외하고는 수입맥주와 국산맥주의 차이는 특성이 다를 뿐 질적인 수준의 차이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한 맥주는 세계 각국의 기후적 특성, 소비자들의 선호도 따라 고유의 특징을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건조한 지역인 유럽은 진한 맛의 맥주가 많은 편이고 일본도 유럽과 유사하다"며 "중국이나 동남아 등 더운 지역의 맥주는 순한 맛이 많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몇년 사이 맥주 수출이 많이 늘어난 것은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맥주 수출은 6689만달러로 2007년 1371만 달러와 비교해 약 5배 성장했고 일본 수출은 5392만 달러로 4년만에 무려 8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그는 또 "국내 수입맥주 시장의 성장 이상으로 국산맥주의 세계 시장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며 "80년의 역사만큼 국내 제조사들도 우수한 품질의 맥주를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도 "국내 소비자는 진한 맥주 맛보다는 목 넘김이 좋고 부드러운 하면발효 방식의 맥주 맛을 선호한다"고 맞섰다.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맥주의 제조방법은 깔끔하고 상쾌한 맛이 특징인 하면발효와 맛이 두텁고 농도가 짙은 상면발효의 두 가지로 나뉘며 국산맥주는 하면발효 방식으로 제조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유럽풍 상면발효 맥주에 익숙한 소비자라면 국산맥주에서 싱거움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이는 주관적인 느낌일 뿐 객관화하긴 힘들다"며 "국산 맥주 맛의 일반적 특징은 결국 소비자가 선택한 결과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산맥주에는 맥아 함량이 부족하다는 보도 내용도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주세법상 맥아 함량이 10%만 넘어도 맥주로 분류되지만 수입맥주에 대한 과세목적에 따라 설정된 법률상의 기준일 뿐"이라며 "국산 맥주의 대부분은 70% 이상이고 100%인 맥주도 많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부에선 국내맥주는 맥아가 비싸서 안 쓴다는 주장도 있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맥아가 비싸서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기호를 맞추기 위해 함량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화끈한 음식, 따분한 맥주'란 제목으로 하이트와 카스 브랜드가 시장을 양분하면서 맥주 맛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영국에서 수입한 장비로 제조한 북한의 대동강맥주가 한국 맥주보다 훨씬 맛이 뛰어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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