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대표적인 비박(비박근혜)계이자 친이계(친이명박)의 좌장이였던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박근혜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이로써 박 후보측은 역대 대통령 선거 사상 처음으로 보수대연합을 완성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측도 대선 사상 처음으로 진보대연합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2일 측근인 김해진 전 특임장관을 통해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정권재창출에 우리가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는 것이 오늘 우리에게 맡겨진 시대적 책무"라며 "저 또한 어떤 위치에서든 작은 힘이나마 힘껏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친이·비박' 성향을 보여온 지지층을 향해 "그동안 이명박 정권을 창출하고 지지했던 모든분께 감히 말씀드린다"며 "정권 재창출로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층 더 계승·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 대통령제 분권형 개헌을 요구하며 박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으나,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로의 경선 룰 개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포기하기도 했다.
이후 박 후보를 향해 "손만 내밀면 화해와 통합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독재적 발상", "분권 없는 4년 중임제는 임기 연장이며, 장기집권에 불과"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각을 세워 왔다.
하지만 이번 지지 입장을 통해 이 의원은 박 후보 캠프에서 직책을 맡기보다 유세 등을 통해 박 후보를 도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대선을 16일 앞두고 보수진영의 결집이 사실상 완료됐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이인제 전 대표에 이어 이 의원까지 합류함에 따라 보수세력이 총 결집해 보수대연합을 구축한 모양새다.
앞서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자민련 총리,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 한화갑 민주당 전 대표 역시 최근 박 후보 지지를 표시한 바 있다.
또 당 화합과 국민대통합 행보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특히 박 후보 캠프 내에선 이명박 대통령 집권 내내 갈등을 보였던 친이·친박은 더 이상 존재치 않는다. "모두가 친박"이란 말은 허언이 아니다. 친이계 상당수가 선대위 핵심 직책을 도맡은 것을 비롯해 청와대 출신들도 하나둘 가담했다.
단적인 예가 선대위 공동대변인단이다. 이상일 대변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친이 일색이다. 이중 조윤선 대변인은 박 후보를 근거리에서 수행하며 새로운 측근으로 떠올랐고, 언론 노출 빈도수가 가장 높은 박선규 대변인은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의 입 역할을 수행했다.
또 비박의 최전선에 섰던 정몽준 전 대표는 공동선대위원장 직을 수락했다. 한때 동지에서 적으로 돌아섰던 김무성 전 원내대표도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으로 또 다시 복귀했다.
원조 쇄신파인 원희룡 전 의원도 영국 유학을 중단하고 귀국, 힘을 보태고 있으며 나경원 전 의원 역시 이른 시일 내에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둘 다 박 후보와 껄끄러운 관계였지만, 대선을 앞두고 착착 결집하고 있는 분위기다.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은 "같은 당 의원이 지지를 선언하는 것이 무슨 뉴스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견제에 들어갔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올드보이들의 귀환, 과거대연합이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올드보이 연합세력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돌릴 수는 없는 법"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재오 의원이 바른 말은 한마디 했다"면서 "정권재창출에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것이 자신들의 책무라고 말했다. 박 후보의 당선은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권재창출, 정권연장이라는 고백"이라며 "이명박 정권의 민생실패를 지적하면서 차별화를 하려는 박 후보의 전략에 차질을 빚은 것 아닌가 한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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