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농협중앙회가 NH농협금융에 대한 영향력 강화에 나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앙회가 농협은행 직제를 변경하려다 무산된 데 이어 지난 16일 단행된 농협금융 임원급 인사에서 중앙회 소속 다수의 임직원이 은행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부행장 10명 중 5명이 한꺼번에 퇴임한 것을 두고도 '중앙회 입김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에 대한 지배를 강화하려는 농협중앙회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은 각각 상무 1명과 부행장 3명을 선임하는 내용의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농협금융지주 상무에는 정연호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이 선임됐다. 김진우 농협중앙회 충북지역본부장은 농협은행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로 상무 인원은 3명을 유지했지만 부행장은 당초 10명에서 5명이 나가는 대신 3명이 새로 선임돼 8명으로 줄었다.
농협은행 부행장보(영업본부장) 인사에서는 김연학 농협중앙회 중앙교육원장이 충북영업본부장으로, 이근 농협중앙회 광고홍보국장은 광주영업본부장으로 이동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에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에 영향력을 더하려는 농협중앙회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은행 부행장 절반이 물갈이 된 것 역시 같은 이유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농협금융의 경우 구조상 눈치 볼 데가 많아 독립성을 유지하기 힘들다"며 "앞으로도 계속 그런(영향력 행사를 위한) (중앙회의)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에는 농협중앙회가 은행의 영업본부장 직급을 ‘금융부장’으로 낮추는 안을 추진했다 철회했다. 농협 노조가 "중앙회의 (총괄)지역본부장직제를 그대로 적용하고 은행의 본부장들의 직급을 낮춰 인사를 좌지우지 하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중앙회는 결국 은행 본부장을 '부행장보' 직급으로 변경키로 결정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신경분리 당시에 교류 강화 차원에서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 농협은행 임원급을 서로 인사교류를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능력과 실적을 기준으로 인사가 이뤄진 것”이라며 중앙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지적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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