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면서 금융감독원이 보험사에 리스크 관리 강화를 직접 주문하고 나섰다.
생명보험사 리스크 관리 부서장들을 모두 소집해 리스크 관리를 당부하고, 리스크 중심의 경영실태평가인 '라스(RASS)' 평가를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생보사들은 금융당국의 압박에도 이렇다 할 리스크 관리 대책을 찾지 못하면서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당국과 생보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4일 생보사 리스크 담당 부서장들을 소집해 간담회를 열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생보사들이 과거 6% 이상의 고금리로 판매했던 금리확정형 상품이 앞으로 경영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판단, 이들 상품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적극 주문했다.
저금리 상황이 계속될 경우 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하기로 한 이율보다 운용수익률이 더 낮아 보험사가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금감원은 이 같은 역마진을 일시 해소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영업을 강화하는 것은 결국 악순환을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하며 외형확대 자제도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고경영자(CE0) 입장에서는 단기성과를 얻기 위해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지만 앞으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설명했다"며 "당분간 영업정책은 확대가 아닌 계약 해지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보업계는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저금리 시기에 수익 확보와 리스크 관리를 병행할 묘책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일반적으로 50% 이상을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해 왔는데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다보니 운용수익을 내기 어렵고 책임준비금 부담 때문에 공격적인 영업도 어렵다"며 "일부에서는 해외 시장 진출을 거론하지만 불확실성이 높아 리스크 부담이 크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국에서는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하지만 당장 저축성 수요를 모두 보장성으로 돌릴 수도 없고, 수입보험료가 줄어들면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져 리스크 관리는 더욱 힘들어진다"며 "결국 허리띠 졸라매서 내부비용을 절감하는 내부 관리밖에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라스 평가와 관련, 내부평가 기준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라스는 보험사의 부문별 리스크를 상시 평가해 취약회사 및 취약부문에 대한 감독·검사역량을 집중하는 리스크 중심의 상시감독체제를 의미한다. 즉 경영실태를 리스크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지난 9월 도입했다.
경영실태평가가 재무건전성에 주로 중점을 둔다면 라스는 금리, 시장, 보험, 영업리스크 등 각 부문별 리스크를 세분화해 평가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라스는 경영지배구조나 내부통제 리스크 등 비계량 요소를 평가하므로 구체적인 평가 기준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회사 규모에 따른 내부 평가기준 등 가이드라인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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