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스마트기기 보급 확대에 발맞춰 모습을 드러냈던 유료화 모델 기반 동영상 플랫폼들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23일 인터넷업계에 따르면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CJ헬로비전(037560)이 내놓은 '티빙'의 경우 가입자 400만명을 돌파했으며 유료가입자도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빙은 지상파 3사를 비롯해 200개의 실시간 채널과 10만개의 VOD(주문형비디오) 콘텐츠를 보유 중인 서비스다. 슈퍼스타K나 SNL코리아 등 계열사의 강력한 콘텐츠를 무기 삼아 지속적으로 이용률을 높이고 있다.
MBC, KBS, SBS, EBS 등 지상파 4사가 합작으로 설립한 콘텐츠연합플랫폼의 '푹' 역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서비스로 꼽힌다.
가입자 100만명, 유료가입자 8만명 수준으로서 티빙에 비해 콘텐츠 규모나 인지도가 다소 부족하지만 특별한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낸 성과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꽤 괜찮다는 평가다. 콘텐츠연합플랫폼은 이제 푹의 체계적인 홍보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 내년 시장 선점을 목표로 활발하게 움직일 예정이다.
이밖에도 VOD에 특화된 N스크린 서비스인 '호핀' 역시 300만 가입자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운영업체인 SK플래닛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불법 웹하드시장을 양성화하는 방향으로 앞으로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미국의 '넷플릭스'나 '훌루'와 같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벤치마킹하고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사실 “소비자들에게 돈을 받고 동영상을 팔겠다”는 것은 방송업계와 인터넷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다. 하지만 불법 유통시장과 소비자들의 구매의사 부족으로 번번이 실패했고, 다시금 재도전에 나섰다.
“유료화 비율이 3~7%에 불과할 정도로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주장도 있지만 대체로 전문가들은 예상 외 성과라며 다소 놀라는 분위기다. 이들은 시장안착 요인으로 이용자들의 구매패턴 변화를 들고 있다.
김지현 카이스트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한 강연을 통해 “지금까지 워낙 실패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회의적으로 바라봤지만 지금은 티빙과 같은 서비스가 의미가 있는 성과를 냈다는 데 동의한다”며 “지난 10년간 오랜 학습을 통해 이제는 국내에서도 크게 거리낌 없이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 역시 “지금까지 한국은 지식사회라고 보기는 다소 어려웠다”며 “이러한 이유로 소비자들이 무형의 자산 돈 쓰는 것에 인색했지만 최근 일련의 변화를 통해 사회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IPTV VOD, 웹하드, 유튜브와 같은 UCC플랫폼 등 여전히 대체제가 많다는 점이 이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활개치는 불법 유통시장에 많은 우려감을 갖고 있다.
아울러 모든 IT 디바이스에 동영상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점 외에 딱히 이용자에게 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 없다는 점도 이들이 풀어야할 숙제로 꼽힌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