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당초 황금알을 낳을 것으로 기대했던 31조원 규모의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이 또 다시 부도위기에 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침체로 사업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주주간 사업방식과 주도권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자본금 확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다.
실제 지난 12일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의 주체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이하 드림허브) 30개 주주들이 실시한 주주배정 방식의 25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 청약은 주주들 모두 참여하지 않아 실패로 끝이 났다.
특히 내년 1월17일 자산유동화증권(ABS) 이자 47억원을 내지 못하면 드림허브는 부도 위기에 처한다. 현재 드림허브의 잔고는 100억원 미만 정도다.
이에 드림허브는 이번 주 중 이사회를 열어 전환사채(CB) 발행 등 추가 자금조달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26일 드림허브 관계자는 "빠른 시일내에 자금조달과 관련한 논의를 해야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사들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이사회 일정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부도위기를 넘기더라도 지지부진하게 끌어왔던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의 정상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전히 사업주체인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이 사업방식과 주도권 등으로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고, 더욱이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기는 등 시장상황이 최악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코레일은 용산역세권개발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용산역세권사업을 관광특구나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으로 변경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코레일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보고안을 가지고 박근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구체적으로 용산역-서울역-명동·남대문시장을 연결해 '관광특구'로 지정하거나, 용산을 강북의 경제·문화·관광허브 등 국제경제자유구역으로 추진한다는 방안이다.
또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시행사인 드림허브의 수권자본금을 1조4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늘릴 수 있도록 정관 변경하는 내용도 담겼다. 주주들의 출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외국계 투자자 등 외국 자본을 유치하고 국내외 새로운 건설주관사 영입도 추진키로 했다.
특히 롯데관광개발과 합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사업계획과 관련해서는 통합일괄개발에서 통합단계개발로 변경해야 한다는 것도 보고안에 포함된다. 서부이촌동을 포함한 동시개발과 일괄 시공 방식에서 서부이촌동을 포함해 개발을 추진하되 분양이 가능한 구역부터 단계적으로 개발하는 방식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코레일의 관계자는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서 이런 방안을 검토한게 사실이지만 인수위 보고 건은 그쪽에서 불러줘야지 보고할 수 있는게 아니냐"며 "무엇보다 민간만이 이익을 보는 구조에서 벗어나 공공의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공공개발로의 전환을 위해 경제자유구역이나 관광특구 등으로의 변경을 논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코레일의 관광특구 내지 경제자유구역 추진과 관련해 사업 정상화를 위한 하나의 해법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지금의 용산역세권개발은 정상화를 위한 해법을 찾는데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라며 "이번 코레일의 논의가 사업의 회복을 위한 하나의 해법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두 실장은 "코레일의 계획대로 추진이 된다면 그 동안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서울시도 어느 정도 해법모색을 위한 움직임에 나설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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