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양육수당 확대..여성 취업역량 오히려 저하"
"복지, 시스템부터 마련하고 확대해야"
2013-01-29 12:00:00 2013-01-29 14:06:38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올해부터 모든 소득계층에 양육수당이 지급되는 등 양육지원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이 양육수당 확대가 복지확대의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윤희숙 선임연구위원은 29일 펴낸 '복지정책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과 추진과제'라는 주제의 보고서에서 가정양육수당의 경우 경제활동 참가를 억지할 수 있다면서 확대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연구위원은 "실제로 가정양육수당을 도입한 국가에서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하락한 것으로 관찰된다"며 "또한 저소득층일수록 취업 대신 현금지원을 선택해 노동시장으로부터 더 멀어지고, 취업역량이 저하되는 문제도 지적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연구위원은 "가정양육 수당으로 재정을 절감하겠다는 것은 보다 상위 목표인 여성 고용률과 상충되기 때문에 이는 보육지원정책을 '근로 중심 복지' 목표와 조율시키지 못한 결과"라며 "관련 정책은 여성고용률 제고 목표에 보다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근로장려세제에 대해서도 "근로장려세제는 자녀 수에 따라 지원액에 차등을 두어 양육비용 보조의 성격을 내장하고 있는데, 이와는 별도로 양육수당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복수의 제도 활용을 배제할 필요는 없지만, 역할 중복과 지원수준을 보다 상위에서 조율하는 기능이 전혀 없다는 것은 우리 복지체계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복지정책이 서구 복지선진국의 정책들을 전체적인 시스템와 인프라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부분부분 이식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점이 문제를 야기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선진국 제도를 서둘러 이식하는 과정에서 주요 제도들이 탄생되고 진화한 맥락과 우리의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며 "분별적이고 파편적으로 개별제도의 도입여부를 결정해 온 방식은 재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서는 정책 대상자의 소득파악이 필수적이며, 이는 제도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기준"이라며 "정책인프라 미비는 현재 여러가지 복지 확대의 대표적 걸림돌"이라고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은 채 제도의 확대를 서둘러 확정하는 방식의 복지 거버넌스(행정)는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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