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금강 공주보에 천연기념물 제330호, 멸종위기종 1급인 수달이 모습을 드러냈다.
국토해양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와 함께 수달을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수달의 출현에 4대강 사업 이후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다는 상징을 부여했다.
수달은 족제비과에 속하는 종으로 하천의 수질이 좋고, 먹이가 풍부한 지역에서만 서식한다. 하천생태계의 최상위 계층에 속해 있기 때문에 하천의 생태적 건강성 등을 나타내는 지표 종으로 분류된다.
국토부는 최근 "금강 공주보에 수달이 서식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확인한 결과, 지난달 31일 오후 4시30분쯤 수달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촬영 당일 수달은 공주보 수문 구조물 위에 올라와 포획한 물고기를 먹은 뒤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국토부가 수달전문가인 한성용 박사(한국수달연구센터장)에게 의뢰한 결과 목격된 수달은 2~3년 된 성체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에 깨끗한 환경에서만 서식하는 수달이 출현한 것은 금강의 수질과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의 이런 '홍보전'은 최근 확산되고 있는 4대강 사업 이후 수질악화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를 깔고 있다. 수달을 통해 수질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 과정에서 생태계 파괴 여부를 가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변수인 개체수 변화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생태계와 수질의 건강성을 얘기하려면 사업 전후 개체수 비교 등 다각적인 조사 결과를 근거로 제시하는 게 당연하다.
게다가 금강 하류는 이미 예전부터 수달의 서식지였다. 보가 오히려 수달의 '영역'을 침범한 셈이다.
수달 한마리가 나타난 것만으로 4대강 사업 이후 하천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다고 예측하기 힘든 이유다.
다만 수달이 아직 서식지를 떠나지 않았다는 사실은 긍정적인 신호다.
한 박사는 "수달은 공주보가 설치되기 이전에 이미 금강에 서식하고 있었다"며 "수달이 보에서 발견되고 접근 빈도가 높아졌다는 게 아직까진 다행이지만 생태 변화에 대해서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물가 주변 수달의 휴식공간 등이 부족하다. 수달의 서식환경이 과거보다 악화된 게 사실이기 때문에 (수달의 생태가) 회복됐다고 단정짓긴 힘들다"며 "하지만 지금이라도 수달을 비롯한 다른 동물들이 오래 생존할 수 있도록 인공 서식지 등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도엽 국토부 장관은 "수질은 물론 생태계 복원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경작지가 사라진 하천변은 다양한 동식물과 곤충들이 모여들어 건강한 먹이사슬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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