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EU 재무장관회의 주요 화두는?
2013-02-12 17:13:00 2013-02-12 17:31:49
[뉴스토마토 정세진기자]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12일(현지시간) 브뤼셀에 모여 유럽 경제위기 관리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키프로스, 아일랜드 등 위기국들에 대한 지원방안과 유로존 경제회복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엔저에 대한 유로화의 대응책도 주요 의제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직접개입 대신 경제 성장을 위해 간접적인 가치 절하 방식이 논의되는 만큼 구체적인 행동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이 밖에 EU 중장기 예산 삭감과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방안도 쟁점이다.
 
◇EU 환율전쟁 가세하나..獨-佛 의견 엇갈려
 
전일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엔저발 유로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환율방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013년초 유로화 추이(출처:독일 슈피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적극적인 환율 개입을 주문하고 나섰다.
 
그러나 물가상승을 우려하는 독일은 환율 개입을 주저하고 있으며, ECB 역시 유로화가 고평가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개입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 같은 입장은 북유럽 국가들 대부분이 갖고 있어 마리아 펙터 오스트리아 재무장관은 "인위적 환율개입은 부적절하다"며 "유로화 가치는 딱 적절하며 내가 보기에는 환율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EU는 오는 15일 모스코바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환율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유로존이 당장 환율에 개입할 가능성은 낮지만 성장을 위해 유로화 가치를 절하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경제회복에 도움이 되도록 금리인하를 통해 유로화 강세를 저지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으며,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하 문제가 도마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닉 코니스 ABN 암로 거시경제 연구수석은 "통화에 개입해도 유로화가 계속 강세라면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시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U 중장기 예산 삭감..9600억유로
 
EU 정상들은 지난 8일 시작된 정상회담에서 오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의 예산을 9600억유로 규모로 책정했다.
 
이는 2007년~2013년 예산 9900억유로보다 3% 가량 삭감된 규모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감축안을 수용한 것이다.
 
지난해 7월 EU 상임위원회가 제시한 예산안은 전기 대비 4.8% 늘어난 1조250억유로였다.
 
그러나 독일과 영국, 네덜란드 등의 반대로 지난해 11월 9730억유로의 중재안이 나왔으며, 이번 합의 결과 중재안에 비하면 130억유로, 원안에서는 650억유로가 줄어들었다.
 
이들 국가는 회원국의 지출 삭감을 감안해 EU 예산도 축소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재정위기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은 재정 격차 해소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증액을 요구했다.
 
캐머런 총리는 증액에 반대하며 EU 탈퇴 카드까지 꺼내들었고, 이에 주변국 정상들은 한 발 물러섰다.
 
카스텐 브레즈스키 ING 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메르켈이 캐머런과 뜻을 같이 하기로 한 것은 긴축이 국민들의 표심을 모으는 데 더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영국이 예산에 더 개입하려 한다면 메르켈이 이번처럼 우호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는 너무 자주 꺼내면 안되는 카드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해 12월 합의한 은행 단일감독체계와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직접 구제금융 지원 시기와 방법도 논의된다.
 
이 부분도 프랑스는 즉각 지원을 주장하는 반면 독일은 ECB의 감독 기능이 자리잡은 후로 미루자는 입장이어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EU 예산안 거부시 갈등 재현 '불씨'
 
EU가 삭감된 예산안을 받아들일지의 여부가 이날 회의의 주된 관건이다. 
 
원안을 지지했던 EU는 예산 감축에 반대하고 있어 마르틴 슐츠 EU 의장은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하면서 예산을 줄이면 재정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비판했다.
 
EU가 예산안 추인을 거부할 경우 2014년부터 7년간 예산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전기 대비 2% 자동 증액된다.
 
이렇게 되면 예산안 삭감을 주도한 서·북부 EU회원국들의 분담금 납부 거부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예산안이 각국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한다면 EU 내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채무 위기를 겪고 있는 아일랜드와 키프로스 등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예정이다.
 
키프로스와 이탈리아는 대선과 총선을 각각 앞두고 있어 정치적 혼란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도록 조언하고 있다.
 
또한 유럽연합(EU)과 인도 등 신흥국간의 FTA 체결 확대 방안도 주된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EU는 FTA협상 조건으로 인도가 은행과 보험 등 금융부문 개방과 관세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EU는 인도 이외에도 일본, 미국, 중국, 이집트 등과 협상을 추진중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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