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은행들이 자동화기기(ATM)를 운영할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은행 수수료 폐지·인하 압박이 거세져 은행들이 ATM 운영 규모를 축소할 경우 그 피해가 고객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유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7일 '자동화기기 수수료, 과연 과도한가'라는 주제로 연구발표를 진행하고 이 같이 지적했다.
A 시중은행의 지난해 ATM 코너 운영비용과 운영수익을 추정한 결과 비용은 3942억원, 수입은 3099억원으로 총 844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됐다. ATM 1대 당 약 166만원의 손실을 봤다는 얘기다.
다만 ATM 운영비용은 감가상각비와 관리 용역료, 월임차료, 유지보수비 등 기타비용을 합산해 추산한 것으로 인력 대체 효과나 마케팅 효과 등은 제외됐다.
김유진 연구위원은 "운영비용에서도 IT 지원부서 등에 투입되는 간접비용과 수수료 원가산정 표준안 등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추가 고려 사항을 반영할 경우에도 결과에는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은행들은 정책당국의 수수료 폐지 및 인하 정책으로 ATM 인출·송금 등 각종 수수료를 지속적으로 내려왔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의 대고객 수수료 수입은 지난 2006년 6900억원에서 지난해 4900억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은행의 각종 수수료를 폐지하거나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김 연구위원은 "수수료 인하압력이 강화되면 은행들이 ATM 코너를 확대할 유인이 없어진다"며 "이 경우 금융거래자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수수료를 낮게 유지하면서도 고객의 편의성을 침해하지 않는 방안으로 '수평적 협력의 경제 모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는 모든 은행이 ATM 코너에 공동으로 투자하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프랑스나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에서 시행 중이다.
김유진 연구위원은 "ATM을 은행권이 공동으로 운영하면 비용 절감으로 금융사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동시에 금융소비자 역시 수수료 인하 등 혜택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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