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박근혜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로 낙점된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사진)이 사라졌다. 서울 회기로 KDI에서도, 후보자 집무실이 마련된 청계천 예금보험공사 빌딩에서도 그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
28일 기획재정부와 KDI에 따르면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최근 이틀 간 KDI와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지 않았다.
정치권과 언론에서 탈세와 병역회피, 자녀 국적문제 등 각종 비위 의혹을 제기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지만, 최근에는 그 흔한 해명자료조차 내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 내정 당일 긴급히 기자회견까지 열어 내정 소감을 전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였던 초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니다.
의혹보도마다 즉각적으로 배포하던 해명자료는 이번 주 들어 단 한건도 내 놓지 않았다. 그사이 야당에서 제기한 의혹만 5건이 넘는다.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은 현 후보자가 국가공무원법을 어기고 장기간 미국 유학을 갔다왔다는 의혹을,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은 교통법 위반과 장남이 미국 국적으로 한국의 건강보험 혜택을 봤다는 의혹과 후보자 딸의 아파트 매입시 증여세 탈루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당 이낙연 의원은 현 후보자가 사외이사 시절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부당한 급여를 받은 사실을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후보자측은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후보자 신분에서 언론에 너무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에 의혹제기에 대한 해명도 매 건건이 하지 않고 청문회 때 답변하기로 했다"며 "부득이 해명해야할 것이 있어도 해당 언론에만 직접적으로 전화해서 해명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KDI나 별도의 후보자 사무실에 얼굴을 비추지 않는 것도 언론에 대한 노출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내정 이후 자택과 KDI, 예금보험공사 사무실 등에서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으면서 동선에 대한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다보니 이것이 부담스러웠다는 것. 특히 국회에서 정부조직법이 해결되지 못하면서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것도 부담이다.
현재 KDI에서 원장이 해야할 결재서류 등도 부원장이 대행으로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후보자 비서진 업무를 겸하고 있는 이찬우 재정부 민생경제정책관은 "아직 청문회 날짜도 정해지지 않아서 언론에 노출되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닌거 같다. 여러가지 면에서 조심스럽다"면서 "출근은 꼭 사무실로 하는 상황은 아니다. 전문가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고 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현 후보자와 재정부 관리자들과의 상견례 겸 업무보고는 이미 지난주에 끝났다. 현재는 보다 심층적인 현안을 보고받고 연구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청문회 때 정책질의에 대한 대응 준비도 겸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연구원장으로 외부에서 볼 때와 내부에서 볼 때의 시각이 다를수 있기 때문에 현안별로 보다 구체적으로 공부를 하고 계시는 상황"이라며 "보고도 받고 연구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은 지난 20일에 국회에 제출됐다. 정상적으로 인사청문회를 마치려면 3월12일 이전에는 인사청문동의안이 국회에서 의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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