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지난 달 유럽으로 출장을 다녀온 전모(37)씨는 출장도중 지속된 카드사 광고 전화로 인해 곤욕을 치뤘다.
해외로밍은 수신만 해도 요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전화를 받지 않았지만 끊임없이 걸려오는 전화때문에 업무를 볼 수가 없었다.
전씨는 결국 못참고 "로밍 중인데 내 돈 내고 광고까지 들어야겠냐"며 "다시 걸지 말라"고 끊었지만 전화는 계속됐다.
그는 "솔직히 광고전화를 떠나서 모든 걸려오는 전화가 한두푼도 아니고 수신만 해도 1분에 500원씩 나가는데 로밍 요금이 너무 비싸다"고 토로했다.
전씨뿐만 아니다. 최근에 미국으로 여행을 다녀온 이모(27)씨는 통화버튼을 누른 시점부터 로밍요금이 부과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한국에 몇 번 전화를 걸었지만 모두 받은 적이 없어 따로 요금이 부과되지 않을 줄 알았지만 비용이 모두 청구돼 있던 것.
최근 이통3사가 앞다퉈 데이터로밍 확대국을 늘리고, 월 1만원 안팎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통화요금은 매우 비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로밍은 수신만 해도 요금이 부과되고, 일부 국가에서는 발신의 경우 따로 발신 콜비가 추가로 발생한다.
예를들어 유럽의 프랑스는 KT의 경우 수신요금이 분당 432원, 발신요금은 2850원이다. 여기에 추가로 발신 콜 기본료 650원이 발생한다.
이처럼 해외로밍 시 일부 국가에서 발신 콜당 추가 기본료가 발생하는 국가가 있다.
또 미국이나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는 통화버튼을 누른 시점부터 로밍요금이 부과되고 있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출국자 수가 1373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약 7% 늘었다. 해외여행객 수가 지난해 사상 최대로 로밍 이용객 수도 늘고 있는 실정
이다.
이에 이통사는 이런 추세에 맞춰 데이터 확대국을 늘리고 1일 1만원 수준(SK텔레콤 9900원/KT-LG유플러스 1만1000원, VAT포함)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통3사에 따르면 13일 기준으로 SK텔레콤은 94개국, LG유플러스는 85개국, KT는 69개국까지 무제한 데이터 로밍을 확대했다.
이에 반해 로밍 음성 요금은 이통3사 모두 매우 비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사업자들끼리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요율이 있기 때문에 음성전화 요금을 저렴하게 내놓지 않는다"며 "로밍 음성 요금은 현지 사업자 대가이기 때문에 상대
국이 요구하는 수준에서 협의가 된다"고 밝혔다.
로밍요금 문제가 사업자간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는데 음성수익에 대한 대가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데이터 보다는 음성쪽 수입이 높기 때문에 사업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요금이 높게 책정된 것"이라며 "로밍 음성 요금이 저렴해지기까지는 상당히 많
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음성요금이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 이통사는 음성로밍을 많이 이용하는 고객에 특화된 패키지 요금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KT(030200)의 경우 올레로밍패스500을 이용하면 일본과 중국 방문 고객이 5000원을 내면 분당 500원으로 음성통화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017670)은 로밍음성할인을 통해 1만원 5만원 등의 요금제를 가입하면 미국 중국 등 4개 권역에서 1.5배 만큼 통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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