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2012 회계연도 결산을 앞두고 증권사들의 마지막 실적쌓기에 나선 가운데 발행시장에서의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사들의 고객잡기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빅딜이 사라진 시장에서 대형사들이 예전과는 달리 작은 규모의 발행시장에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에서는 마치 대형마트가 골목상권에 침투하는 듯한 모습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식자본시장(ECM) 사업과 관련해 대형사들의 공격적 행보가 늘고있다.
이달 들어 코스닥 기업 3곳이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마련에 나선 가운데 대형 증권사 2곳이 주관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공모 규모는 총 460억여원으로 크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와 사뭇 다른 대형 증권사들의 공격적 ECM 사업 행보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ECM 주관실적이 업계 상위에 랭크된 2곳의 대형 증권사가 작년 연간 유상증자 평균 주관규모(341억원)에도 크게 못 미친 각각 100억~200억여원짜리 딜에 참여한 것은 마치 골목상권에 오픈한 대형마트와 같은 형국이란 지적이다.
일부 딜의 경우, 흥행 실패를 우려해 실권시 증권사가 얻게되는 인수 수수료마져 평균보다 두 배가량 높은 수준의 계약도 이뤄지고 있는 등 리스크 우려가 높은 딜에도 잇따라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대형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며 한계기업에 대해 선뜻 주관을 맡지 않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때문에,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형 증권사가 높은 리스크 우려에도 우선 수익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중소형사들이 담당했던 영역을 침범하는 게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결산을 앞두고 부족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총력전의 일환으로 이전 중소형사들의 활동범위까지 뛰어든 꼴"이라며 "흡사 골목상권에 대형 마트가 들어선 모양세"라고 꼬집었다
실제 지난해에는 일부 큰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관했던 몇몇 대형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중소형 증권사들이 준중형 딜의 주관에 적극 뛰어들며 상위 주관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업계 IB 담당자는 "지난해의 경우, 중소형 증권사들이 수익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면서도 "올해의 경우, 인수 여력이 줄어든 중소형 증권사들이 주춤한 사이, 이전 강한 리스크 관리를 내세웠던 일부 대형 증권사들이 전략을 바꿔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사의 경우, 실권주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자체 IB사업부를 통해 주가가 오를때까지 할인된 배정물량을 보유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보다 더 공격적인 주관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 증권사 IB 관계자는 "올들어 지속적으로 실적부진을 겪을 기업들이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를 통해 높은 청약경쟁률을 바탕으로 자금조달에 성공적으로 이뤄내고 있어 흥행 주관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다"며 "올들어 나타난 공격적 행보는 이전과 달리 리테일과 브로커리지 부분의 수익 감소에 대응한 전략적 기조로의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들어 유증에 나섰던 한 기업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유증에 나설 수 밖에 없는 기업의 입장에선, 일부 불리한 조건의 차이에도 이후 추가적인 딜 추진 등을 감안해 대형 증권사를 택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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