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의료기관이 요양급여기준을 벗어난 원외 처방을 요양급여대상으로 삼아 처방전을 발급했다면, 그것이 환자에 대한 최선의 진료를 위한 의료행위였더라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환수한 원외처방 약제비는 의료기관에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환자에 대한 적정한 의료행위에 따른 처방전이더라도 요양급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비보험으로 취급해 해당 진료비를 환자로부터 지급받아야 한다는 것이 판결의 취지다.
다만 대법원은 손해배상 책임을 의료기관에 전부 물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봤다.
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8일 서울대병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진료비지급을 청구한 소송의 상고심에서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며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의료기관이 요양급여기준을 위반해 원외 처방을 하고 이를 요양급여대상으로 취급, 처방전을 발급한 행위로 인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약국에 그 처방전에 따른 약제비를 지급했다면, 의료기관은 보험공단에 약제비 상당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에 대한 최선의 진료를 다하기 위한 적정한 의료행위에 해당하더라도 요양급여 기준을 벗어나 요양급여대상이 될 수 없는 원외 처방전 발급 행위는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다만 "법원은 그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할때 의료기관이 그 행위에 이른 경위나 동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손해 발생에 관여된 객관적인 사정, 의료기관이 취한 이익의 유무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해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춰 그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다"며 "배상의무자가 이러한 책임감경사유에 관해 주장을 하지 않더라도 그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직권으로 심리해 판단하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 측은 건강보험의 가입자 등에게 요양급여기준을 벗어나 원외 처방을 하고 이를 요양급여대상으로 취급해 처방전을 발급했다.
약국은 그 처방전에 따라 가입자 등에게 약을 교부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와 가입자 등으로부터 해당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아왔다.
이에 공단은 서울대병원이 요양급여기준을 위반하는 등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지급받았다고 보고 해당 처방전에 따른 약제비 전부에 대해 부당이득징수처분을 한 뒤, 서울대병원에게 지급하여야 할 차기 요양급여비용에서 이를 차감해 징수했다.
이에 서울대병원 측은 공단을 상대로 "징수된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금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의사들의 원외 처방전 발급행위가 곧 불법행위 또는 보험자에 대해 위법성을 띠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반면 2심은"요양급여기준에 어긋나는 원외처방전 발행으로 약국 등에 대한 약제비용 명목으로 공단에 손해를 입혔다"며 사실상 원고패소 판결하면서 환자에 대한 최선의 진료를 위한 의학적 근거와 임상적 경험에 바탕을 둔 정당행위에 해당하는 5건의 원외 처방 몫 18만여원만 가지급물반환대상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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