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저축 넘으니 이번엔 주택청약..은행원은 "괴로워"
재형저축·주택청약 과도한 할당..과당경쟁 우려
2013-04-03 14:44:34 2013-04-04 11:16:42
[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KB국민은행이 재형저축과 주택청약종합저축 등 과도한 영업드라이브로 업계에 과당경쟁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KB국민은행 행원들에게 재형저축 출시에 따른 실적 할당이 끝나기도 전에 주택청약종합저축 할당까지 떨어진 것.
 
일부 행원들 사이에선 3월에는 재형에 한번 죽고 4월엔 청약에 두번 죽는다는 우스갯소리도 돌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1일 주택청약종합저축 판매를 5년만에 재개했다. 지난 2008년 주택청약종합저축 등의 기존 계좌 관리업무만 취급하다 신규 상품 판매를 다시 시작한 것.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 2008년 국토해양부와 위탁수수료 관련 등의 문제로 국민주택기금 취급 기관에서 탈락한 후 이번에 다시 선정된 것"이라며 "그간 국민주택기금업무를 취급하지 않아 국민주택기금거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른 은행으로 가야 했던 고객들의 번거러움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단 KB국민은행 측에서는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주택청약종합저축 판매를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신규 가입관련 각종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주택청약종합저축이 KB국민은행이 전문적으로 팔았던 상품일 뿐만 아니라 행원들의 배경지식도 풍부해 충분히 강점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문제는 KB국민은행에서 무리한 달성 목표를 제시하고 있어 행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KB국민은행 영업추진부는 주택기금부서에 청약저축 관련 최종 목표를 통보했다. 일반 영업점 1036개 지점에 대해선 78만5000좌, 캠퍼스플라자인 락스타 41개 지점에선 1만5000좌를 신규 개설하라는 것.
 
결국 총 80만 계좌가 실적 할당으로 떨어진 것으로 영업점 하나당 약 750개의 신규 계좌를 유치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전 금융기관 중 단 1개 계좌만 개설이 가능한 가운데 주택청약 시장이 거의 포화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행원들이 실질적으로 느끼는 부담감은 굉장히 큰 셈이다.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한 행원은 "재형저축 실적 할당이 끝나기도 전에 청약저축 할당이 떨어졌다"며 "5년 동안 손 놓고 있다가 이제 와서 직원들에게 신규 고객을 유치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행원도 "신규 고객 유치를 적게는 하루에 5계좌, 많게는 15계좌까지 유치하라고 지역본부에서 압박을 한다"며 "이미 대다수 고객들이 청약저축에 가입하고 있어 하루에 1계좌를 유치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경영진이 무리한 실적 할당을 내려 직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KB국민은행은 행원들에게 실적 할당 목표치를 제시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미 청약저축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드라마틱하게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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