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구룡마을 집단 투기꾼 매도에 마을 거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토지주는 최악의 경우 고소·고발까지 고려하고 있으며, 거주민들은 강남구청을 찾아가 대규모 항의 집회를 벌이며 사과와 대화를 요구했다.
3일 구룡마을 토지주 110여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신 구청장이 허위사실을 유포한다며 강력 항의했다.
구룡마을은 1980년대 말부터 도심 개발에 밀려난 사람들이 모여 형성된 무허가 판자촌으로, 현재 1242가구, 약 2530명이 거주하는 서울에서 가장 큰 집단 무허가촌이다.
서울시는 재정부담을 덜기위해 구룡마을 일대 28만6929㎡를 환지방식으로 개발키로 했지만 인·허가권자인 강남구는 ▲서울시의 행정절차 무시 ▲공영개발 취지 부합 ▲투기세력의 불로소득 ▲개발이익 환수 불가 등을 이유로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특히 신 구청장은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구룡마을은 88올림픽 이후 토지 투기가 극심한 시기 개발이익을 노린 투기 세력 등이 불법 이주하면서 생긴 곳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구룡마을 토지주 협의체가 강남구의 허위사실 유포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에 대해 토지주들은 “30년 넘게 세금만 내면서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상 최대 피해자”라며 강남구의 투기세력 매도에 대해 억울함을 드러냈다.
또 협의체는 신 구청장이 개발 불가 지역을 특혜를 주고 개발하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재 구룡마을은 자연녹지지역으로 4층 이하의 주택과 음식점, 문화 및 집회시설, 종교시설 등의 건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토지주들이 판자촌 거주민과의 상생을 위해 강제 철거를 포기하고 불법점유를 용인해 왔다는 것이다.
환지 방식은 민간개발로 개발 이익환수가 불가능하다는 강남구의 주장에도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협의체는 “구룡마을은 90%가 사유지로, 환지방식 개발시 50%를 기부채납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개발 이익은 환수가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임무열 협의체 추진위원장은 “구룡마을을 볼모로 강남구와 서울시가 정치적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며 “열악한 환경의 구룡마을과 거주민의 주거환경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면 대의적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전경.
한편, 구룡마을 거주자들은 지난 1일과 2일 강남구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구룡마을 거주자들은 신 구청장이 일관성없는 행정으로 주민 갈등을 조장하고, 투기집단으로 매도했다는 이유로 사과를 요구했다.
구룡마을 주민들은 투기세력 차단을 위해 자체적으로 감시 센터를 운영 하고 있으며, 2000여가구에 달했던 가구수는 현재 1200여가구로 줄었다.
특히 주민들은 개발 방식 및 절차와 관련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차례 전달했으나 묵살당하고 있다며, 신 구청장이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원하고 있다.
구룡마을 관계자는 “신연희 구청장의 처사는 구룡마을 주민 1975명(전체 주민 약 2500명)이 공람공고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요구했던 ‘환지방식 요청’을 무시하는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판단"이라며 "전임 구청장과 상호 합의해 이끌어낸 2009년 5월 공람공고를 마친 민영개발 제안서가 구룡마을 개발의 원안임을 잊은 무지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구룡마을 거주민들이 강남구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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