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12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유럽연합(EU)재무장관 회의가 열린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회의에서 EU재무장관들이 키프로스 구제금융 합의에 따른 후속조치에 대해 마무리짓고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구제금융 상환 연장 여부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EU재무장관, 키프로스 구제금융 후속조치 마무리
우선 키프로스 구제금융과 관련 EU재무장관들은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진 만큼 세부안 조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키프로스는 지난달 구제금융에 필요한 자금 170억 유로 가운데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및 유럽중앙은행(ECB) 등 '트로이카'로부터 100억 유로를 지원받기로 했으며 나머지는 키프로스 내부에서 자체 조달하기로 했다.
문제는 키프로스 구제금융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데 있다.
크리스토스 스티리니아데스 키프로스 정부 대변인은 “지난 11월 양해각서에서 175억유로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논의한 것은 사실이다”며 “그러나 이제는 그 수치가 230억유로가 됐다”고 말했다.
트로이카 역시 보고서를 통해 키프로스가 필요로 하는 구제금융 비용은 2016년까지 230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으며 전문가들도 키프로스의 손실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파악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BBC뉴스는 "구제금융 추산액이 늘어남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 키프로스 지원 규모를 늘리거나 구제금융 조건을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한다"고 전했다.
다만, 트로이카는 170억유로에 대해서도 키프로스의 상환 능력이 의심된다며 100억유로만 지원하기로 밝힌 터라 지원을 늘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지적이다.
◇키프로스 자체 자금조달 능력 '의심'
트로이카가 100억유로 이상 지원은 불가하다는 방침을 고수한다면 키프로스 정부는 지난달 합의한 70억 유로 자금 조달에서 추가로 60억유로를 더 확보해야할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키프로스가 자체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있느냐에 대해서도 비관론이 많다.
트로이카는 보고서를 통해 키프로스가 2년간 심각한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총생산(GDP)이 2013년과 2014년에 12.5%씩 급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장 1차 인도분을 받기 전에 디폴트에 빠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키프로스 정부 회계 책임자인 레아 조르지우는 지난 8일 의회 재무위에 출석해 이달 중 채무불이행, 디폴트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이달 재정적자가 1억6000만 달러인데 보유 재정이 8500만 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에 부족분을 확보하지 못하면 디폴트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늘어난 구제 비용의 대부분 역시 키프로스내 고액 예금자와 은행채권 보유자들이 주로 부담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10만 유로를 넘는 고액 금액 중 손실 감내 비율이 60%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EU재무장관 회의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 초점은 키프로스에 맞춰질 것”이라며 “부실은행의 경우 실패에 대한 책임을 은행이 직접 지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르투갈·아일랜드 구제금융 상환기간 연장 여부 논의
이번 회의에서는 포르투갈과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상환 기간을 7년 추가로 연장해주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11일 "유로존 국가들은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상환기간을 7년 연장하는데 동의할 것으로 믿는다”며 “12일 중 이 문제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재무장관들은 연장 요구를 수용하되 공식 결정은 뒤로 미룰 것으로 예상된다.
포르투갈 헌법재판소가 구제금융의 조건인 긴축 정책에 대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하면서 포르투갈 정부가 새로운 긴축안을 내놔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키프로스 구제금융 과정에서 논란을 키웠던 ‘예금자 손실 감내' 방식을 유로존내 부실은행 처리 원칙으로 정립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주요 외신은 이 방안이 합의될 경우 은행 예금에 대한 신뢰 저하와 함께 시장에 큰 충격을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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