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매년 11월만 되면 연예가에는 어떤 악재가 터져나올지 관심을 갖는다. 이른바 '11월 괴담' 때문이다.
유독 11월만 되면 연예인과 관련해 각종 사건사고가 터져나오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와 비슷하게 증권가에서는 '4월 괴담'이 횡행한다.
경기회복이 점쳐졌던 연초 기대감과 달리 지지부진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한데다가 4월 들어 증시에는 북핵리스크와 기업부실, 지분매각, 상장 폐지, 분식회계 우려, 실적악화까지 나올 수 있는 악재는 모두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4월 괴담을 가장 먼저 이끈 것은 STX그룹의 부실이다.
그룹사의 주력사업분야인 조선해양 업황의 부진속에 심화된 경영난과 일부 계열사 매각이 차질을 빚으며 자구노력에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 그룹주는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동반 하락하는가하면, 자그마한 뉴스 하나에 급등하기도 하며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또 하나의 '대우 부실사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이날 공매도 세력에 대한 조사와 금융당국의 규제확대 등을 촉구하며 자신의 최대주주 지분 일체를 이르면 5월중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증시에 떠돌던 실적 부풀리기와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연계 의혹, 임상 성공 가능성 등과 함께 서 회장 개인에 대한 일체의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지분매각 발표와 함께 괴담의 현실화로 나타난 셈이다.
지분 매각을 철회하지 않겠다던 서 회장은 하룻만에 자신의 발언을 번복하며 셀트리온 주가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본인이 원하지 않았겠지만 '오너 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달 불거진 각종 악재와 괴담은 부진한 실적에 뚜렷한 경제적 모멘텀도 없는 상황이 만들어냈다는 시각이다.
엔화 약세속 달러의 공급 가능성이 부재한데다 신정부들어 기대됐던 정책적 뒷받침이 미약한 상황에서 개별 기업의 펀더멘탈에 대한 기대감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예계 괴담은 의혹보다는 실제 사건 발생에 따라 괴담이란 형태로 포장된 것과 달리 증시의 괴담은 의혹에 기반된 형태"라며 "팩트에 기반한 의혹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증시의 괴담과는 성격이 다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증권가에서는 괴담이 떠돌 수는 있지만, 실제 존재하는 리스크가 괴담의 원인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업계에 떠도는 괴담, 우려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접근에 나서야 하기에 실제 대부분 존재하는 걸로 이해하고 있다"며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라는 속담처럼 실제 괴담의 불씨가 존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연예계 괴담은 호사가들의 입방아속에 막을 내리지만, 증시의 괴담은 일부 개인 투자자들의 타는 속을 짓누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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