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vs. 한은` 엇갈린 경기판단 `2분기` 가야 판정될 듯
2013-04-26 16:13:10 2013-04-26 16:15:40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경기 개선세가 유지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전분기 대비)이 예상을 뛰어 넘는 0.9%로 집계되면서 경기부양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추경)까지 편성하려는 정부와 중앙은행간의 경기판단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은 정부는 0.5%로 예상했고, 낙관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김중수 한은 총재의 전망치도 0.8%였지만 더 높게 나왔다.
 
분기성장률 0.9%는 2011년 1.3% 이후 8분기만에 가장 높은 수치며 지난해 3분기 제로성장 이후 2분기 연속 상승세를 나타낸 수치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과도한 세입추계 무마용이라는 비판으로 추경의 국회심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마당에 한은이 긍정적인 평가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추경 명분까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당장 정부는 한은이 발표한 1분기 실적의 의미를 축소하기 바쁘다.
 
기획재정부는 25일 한은 발표 직후 1분기 실적은 지난해 4분기 저성장에 대한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경기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지난해 3~4분기가 0%, 0.3%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높게 보일 뿐이고, 전년동기비로 봐도 1분기 성장률이 1.5%에 불과해 지난해 4분기(1.5%)와 다를바가 없다는 것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당장 조치가 없으면 경제성장엔진이 꺼질 수 있다"며 추경을 하루 빨리 시행해야 한다는 협박성 표현까지 내 뱉은데 이어 26일에도 국회에서 "경기상황이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결과는 나왔지만 결과를 해석하는 시각은 다른 셈이다.
 
엇갈리는 해석은 상호간의 정책지향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경기가 좋으면 금리동결의 명분을 얻게 되고, 기재부는 경기가 어려우면 추경편성의 명분을 얻게 된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분석은) 기관의 스탠스를 반영하는 것 같다"면서 "한은은 경기가 좋다는 주장을 해왔으니까 금리동결로 가려면 좋은 측면을 보려고 할 것이고, 정부는 경기부양을 해야하는 입장에서 어렵다는 것을 부각시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정부와 중앙은행간의 엇갈린 경기전망을 놓고 정확히 어느 쪽이 옳다고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기저효과가 있지만 전분기대비 성장세가 확인된 것은 분명하고, 중앙은행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평가와 동시에 향후 경기 여건이 부정적이라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2분기가 향후 경기판단에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4월과 5월의 통계청과 한은의 지표들을 주목하는 이유다.
 
김창배 연구위원은 "그동안 몇년간 4분기가 낮고 1분기가 높았다. 기저효과가 고착화된 측명이 있기 때문에 경기회복으로 보기는 쉽지 않다"면서 "4월과 5월의 지표들을 보면 판단이 되겠지만 엔저영향도 있고 미국경기도 좋은 상황이 아니어서 대외여건은 오히려 2분기가 더 안좋은 상황이다.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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