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제2의 벤처 붐'이 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창업 투자회사주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하지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이같은 과열 분위기에 대해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현재는 정책 이슈로 인해 창투사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각 회사별 밸류에이션 잣대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창투사들이 대부분 시가총액이 적은 데다 개인 위주로 거래가 이루지는 등 전형적인 테마주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삼성그룹이 미래과학기술 육성을 위해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을 설립, 매년 1조5000억원을 10년간 출연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정부도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강세를 보였다.
이날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 1탄격인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벤처 투자 환경 개선과 중소기업 중심의 투자 분위기를 형성해 벤처 생태계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핵심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창업기업의 자금 조달 구조를 융자에서 투자 중심으로 바꾸는 안이 담겼다. 내년부터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투자 금액의 50%를 소득 공제 받을 수 있게 됐다.
크라우딩 펀딩 제도를 통해 벤처기업이 불특정 다수의 소액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모을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엔젤투자 활성화, 코넥스(KONEX) 시장 신설, 기술 혁신형 인수·합병(M&A) 활성화 등을 통해 성장 단계별 맞춤형 투자·회수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민간과 합동으로 향후 5년간 벤처·창업 생태계에 4조3000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1990년대 말처럼 벤처 붐이 일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날 창투사주가 동반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부 정책 수혜가 기업의 실적이나 내실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과거 정책적 드라이브 나왔을 때의 퍼포먼스를 보면 지속적인 경우는 많지 않았다"면서도 "이번 대책은 코넥스 시장과 연결되면서 드라이브가 있는데 일시적인 것 같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벤처 투자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센티멘트 때문에 주가가 오르고 있으나 이게 얼마나 더 주가를 지탱시켜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과거 거래를 보면 개인 위주로 이뤄지는 등 테마주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지원을 하고 국민연금에서 돈을 푸는데 실질적으로 누가 이 돈을 제일 많이 가져가서 투자를 할지, 투자를 잘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투자 성과가 얼마나 좋은지를 봐야한다"며 "창투사라는 이유로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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