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유일한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이매티닙)’이 내달 신약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향후 시장을 놓고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 간의 치열한 쟁탈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글리벡’은 유럽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 제품으로, 지난 2002년 국내에 출시됐다. 출시 10여년만에 신약 특허가 만료된 것이다. 특허 만료 시한이 다가오자 14곳의 국내 제약사들은 복제의약품 개발을 완료하고 출격 대기 상태에 돌입했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글리벡’은 내달 3일자로 신약 특허가 만료된다. 이 기회를 틈타 국내 제약사들이 대거 복제의약품 출시를 준비하면서 경쟁력의 바탕이 될 ‘약가’를 놓고 치열한 눈치작전이 전개되고 있다.
◇노바티스가 지난 2002년 국내 출시한 백혈병치료제 ‘글리벡’. 이 치료제는 내달 3일 신약 특허가 만료된다.
복제약의 경우 오리지널약 보다 20~30% 저렴하게 시장에 출시된다. 오리지널약 역시 특허가 만료되면 대개 약가가 인하되는데, 이는 원천기술을 확보한 제약사 재량에 달렸다. 시장의 우월적 지위와 인지도를 백분 활용해 약가 인하에 소극적인 곳도 있다.
‘글리벡’은 국내 백혈병 치료제 시장에서 그야말로 독보적인 제품이다. 경쟁제품 없이 나홀로 독주를 이어오다가 최근에야 ‘스프라이셀’과 ‘슈펙트’ 등 경쟁작이 출시됐지만, 높은 명성 탓에 시장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다.
'글리벡'은 지난해에만 국내 시장에서 1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제약사들은 ‘글리벡’ 특허가 만료되고 복제의약품이 본격 출시될 경우 ‘옛 명성을 잃을 것’이라며 선전을 자신하고 있다. ‘글리벡’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약가로 승부를 걸겠다는 얘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글리벡' 복제의약품을 출시하겠다고 신청한 제약사는 14개사, 제품의 종류는 모두 31개에 이른다.
제약사별로는
동아에스티(170900),
종근당(001630),
한미약품(128940),
대웅제약(069620),
JW중외제약(001060),
CJ제일제당(097950),
보령제약(003850),
일동제약(000230),
부광약품(003000),
제일약품(002620),
삼진제약(005500), 건일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이 총 망라돼 있다.
복제의약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한 제약사 관계자는 “아직 약가를 결정하지 못했지만, 현재 ‘글리벡’ 100mg 한 알 가격이 2만2000원대로 알고 있다”며 “우리는 이보다 더 저렴한 약가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가 지난해 특허가 만료되면서 복제의약품 출시 영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처럼 ‘글리벡’ 역시 앞으로는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 유지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해 4월 특허가 만료된 ‘비아그라’는 한때 국내시장 70%까지 장악하면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복제의약품 출시 영향으로 시장 점유율이 40%대까지 떨어져 있다. '글리벡'이 비아그라 전철을 밟을지 연말 진검승부의 최종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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