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지난해부터 투자시장에서 중위험, 중수익의 해외채권 포트폴리오 다변화 움직임이 거센 가운데 이머징 국가에 대한 투자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몇년간 비과세를 장점으로 인기몰이중인 브라질 국채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마케팅 열풍이 몰아친 이후 최근에는 우리다시채권이 또다른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까지 국내 증권사들이 중개하거나 신탁투자하는 브라질채권 누적판매량은 5조원에 육박한다.
(사진 = 뉴스토마토)
브라질채권의 예상 수익률은 평균 21년과 23년 만기별로 각각 6%후반에서 7% 후반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2023년 만기 브라질 국채 기준(5월말)으로 수수료와 비용 등 비용을 차감한 세후 예상수익률은 대신증권이 7.95%로 가장 높고, KDB대우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우리투자증권과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중인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은 7.3% 내외 수준으로 예상됐다.
◇브라질 채권, 토빈세 폐지로 '탄력'
브라질 채권은 확정적인 이자수익과 함께 환율변동에 따른 환차익과 금리변화에 따른 자본차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여기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제외에 따른 비과세 혜택은 절세효과를 기대하는 투심을 모았다.
브라질 정부가 지난 4월 기준금리를 1986년이후 최저였던 7.25%에서 7.5%로 인상하며 채권가격이 상승했지만 여전히 연 10%의 높은 표면금리로 고금리 매력을 자랑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약헤알화 정책속에 손실 우려를 가중시켰던 환율부문도 올들어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소폭의 헤알화 절상을 용인하며 안정적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하고있다 .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주식 시장에서의 수익이 한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보수적인 투자자들의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 해외채권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낮은 성장률과 환율 우려에도 장기적 관점에서의 이머징 선두국가인 브라질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고 입을 모았다.
여기에 지난 4일 브라질 정부가 해외에서 유입되는 단기 채권투자자금에 대한 6%의 토빈세를 5일부터 전격 폐지한 것은 이후 브라질 채권시장의 수요는 더욱 확대하며 투자자들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민경섭 현대증권 연구원은 "브라질은 최근 1~2년간의 만족스럽지 못한 경제지표들을 보여주고 있으나 정부의 적절한 대응과 강한 펀더멘탈과 국가경쟁력을 감안할 때 가까운 장래에 점차 그 성장잠재력을 다시 보여줄 것"이라며 "토빈세 폐지는 해외자본 유입과 더불어 안정적인 헤알화를 기대할 수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브라질 채권의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이기에 단기적 환율 변동이나 성장률이 투자가들의 판단을 쉽게 좌우하진 않을 것"이라며 "남미 최대의 시장과 연이은 국제사회의 이벤트속에 오히려 성장률의 우상향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단기 투자, 우리다시채권 '주목'
올들어 브라질 국채와 함께 단기적 투자대안으로 각광을 받은 소매외화채권 '우리다시채권'도 최근 강세를 보이며 해외채권 흥행몰이를 이끌고 있다.
우리다시채권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해외통화로 발행되는 소액규모의 해외채권이다.
높은 신용 등급의 우량 기관만이 판매할 수 있어 안정적인데다 만기가 보통 3년에 평균 5~8% 수준의 수익률을 자랑하며 또 다른 자산투자의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월 대신증권을 시작으로 KDB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이 우리다시채권 시장에 뛰어들었다.
가장 먼저 판매에 나섰던 대신증권은 이달까지 멕시코와 터키, 러시아, 호주, 남아공화국 등 5개국 통화로 채권을 판매하며, 총 250억원이 넘는 누적 판매고를 기록중이다.
터키와 브라질에 투자하는 KDB대우증권과 브라질 통화를 판매하는 현대증권도 각각 30~50억원어치를 판매하고 있다.
연초대비 예상 수익률은 러시아와 남아공 통화 발행 채권이 가장 높은 7%후반을 차지했고, 터키와 멕시코가 각각 5%, 4% 후반을 차지했다.
현대증권의 헤알화 표시 우리다시 채권의 예상 수익률도 5~6%수준을 기록중이다.
업계에서는 단기적 투자대안으로서 우리다시채권의 선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달부터 폭발적인 판매고가 이어지며 한달동안 100억원이상이 팔리는 등 투자시장에서 입소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상훈 대신증권 리테일채권부 팀장은 "고액자산가들 중심으로 우리다시채권 상품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단, 환헷지가 안되는 만큼 해당 국가의 통화 강세 여부에 대한 꼼꼼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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