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계획의 윤곽을 드러냄에 따라 크게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주 원·달러 환율이 미 출구전략 우려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당국 개입 경계감과 수출업체 매물 물량 등의 영향으로 상승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버냉키 쇼크에 급등..연일 연고점 경신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대기 모드에 진입하며 관망세를 보이다가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발언에 급등 장세를 연출했다. 2거래일간 23.9원 오르며 연중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주 초중반 원·달러 환율은 FOMC 회의를 앞두고 움직임이 제한된 모습을 보였다. 수급 주체 간 공방이 팽팽하게 지속된 가운데 큰 움직임 없이 횡보를 거듭하면서 약보합권을 형성했다.
주 후반 들어 FOM 회의 이후 버냉키 의장이 시장의 예상보다 구체적인 출구전략 로드맵을 발표함에 따라 외환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미 출구전략 쇼크로 20일 코스피 지수는 2% 가량 밀리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원·달러 환율은 연고점을 찍으면서 15원 가까이 껑충 뛰어올랐다.
글로벌 달러 강세 속에서 달러 매수세가 유입되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환율 급등을 이끌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틀 연속 연고점을 경신한 가운데 전 거래일보다 9.0원 오른 1154.7원에 장을 마쳤다.
<주간 원·달러 환율 차트>
(자료제공=대신증권)
◇상승 압력 우위 속 속도 조절 전망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주 원·달러 환율이 미 출구전략 우려가 지속되면서 상승압력이 지속되겠지만 당국 개입 경계 및 수출업체 네고 물량 영향으로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주 예상 환율 범위는 1145원에서 1170원 사이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미 양적완화 축소 재료가 글로벌 달러 강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증시 및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매도 국면이 이어지고 있고 아시아 시장의 충격이 지속되면서 환율 상승압력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급등추세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 변동에 대한 당국 개입 경계감이 상존한데다 월말 장세에 돌입하면서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으로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상승압력의 여지가 높은 상황이지만 다음주 월말 장세에 접어들면서 업체 네고 물량이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투자자들이 원화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고 당국 개입 경계감이 더해지며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주언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환율 상승압력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레벨 불안감과 변동성 확대에 따른 당국 개입감으로 1160원대 상향 돌파는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다음 주에는 미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지수(17일), 독일 ZEW 경기신뢰지수(18일), 미 핵심 소비자물가지수(18일), 일 무역수지(19일), 미 기존주택판매(20일) 등의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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