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무려 35년동안 사업 진척이 없어 슬럼화된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일대 세운 재정비촉진지구가 새로운 개발 계획 수립에 따라 본격적인 탈바꿈을 시작한다.
서울시는 25일 도심 재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세운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발표했다.
1967년 세운상가, 현대상가 건립을 시작으로 72년까지 청계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 풍전호텔, 신성상가, 진양상가로 건립된 세운상가군은 전기·전자 등 도심산업의 메카로 성장한 서울의 명물이다. 이후 강남개발로 고급 주거지와 상권이 이동하면서 쇠퇴하기 시작했고 1979년 정비계획이 수립됐다.
이 일대는 1970년 이전에 이어진 건축물 비율이 72%에 달하고, 목조건축물도 54%나 차지하고 있어 화재 등 대규모 재난에 취약하다.
시는 세운지구의 슬럼화를 막기 위해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했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와 문화재청의 건축물 높이 제한으로 사업이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박원순 시장은 기존 촉진계획으로는 실질적 사업 추진이 어려운 점을 감안, 촉진계획 변경을 결정했다.
변경안에 따르면 전면철거 후 공원으로 조성하려던 세운상가군은 주변구역과 분리해 보존하키로 했다. 다만 주민의사에 따라 리모델링 등을 통해 도심 재정비를 유도할 계획이다.
존치되는 세운상가군은 주민, 전문가, 공공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통해 구체적인 조성방안을 마련하고,, 시는 사업 추진력 확보를 위해 행정지원에 집중할 계획이다.
당초 계획에 담겨있던 남북 녹지축 개념은 계속 유지하며, 세운상가군 일대 보행테크 및 건축물 옥상 등을 활용, 입체 녹지로 유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세운상가군을 ▲거주·업무·휴식·문화이벤트 등이 활발하게 벌어지는 '도심생활의 활력거점' ▲IT·생활문화산업 및 도심 서비스 산업을 도입한 '도심산업 촉매거점' ▲입체보행 녹지축 조성을 통해 생태적 네트워크가 이뤄지는 '도심생태 연결거점'으로 육성해 세운상가군이 입체적 복합문화산업공간으로 재생되도록 할 방침이다.
개발방식은 기존의 일률적 대규모 통합개발방식에서 주요 도로, 옛 길 등 도시조직의 보전 및 구역별 여건을 고려한 소규모 분할개발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8개 구역 중 사업시행인가 준비 단계에 있는 4구역은 기존 사업규모를 유지하고, 나머지 7개 구역은 분할 개발을 적용하게 된다.
이와 함께 정비사업의 촉진을 위해 주거비율 50% 이외에 오피스텔을 10% 이내에서 추가로 허용할 방침이다.
도심 업무종사자, 단기 체류형 비즈니스 방문객, 파워시니어 부부 등 1~2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다양한 도심형 주거 도입을 위해 주거비율의 30% 이상을 반드시 소형으로 계획하도록 했다. 소형주거 비율 30% 초과 시 초과건립 비율에 따라 용적률 인센티브를 별도 제공한다.
시는 종묘, 남산, 가로특성 등을 고려해 건축물 높이를 차등 적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개발 규모, 밀도, 기반시설 부담 등 구역 특성을 고려해 건축물 최고 높이를 50~90m까지 차등 적용하게 된다.
용적률은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의 용적률 체계를 적용, 도심부 상업지역 용적률인 600%를 기준으로 하되, 도심산업 활성화구역은 100%, 산업기능 쇠퇴로 용도전환 유도가 필요한 구역은 200%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세운 재정비촉진계획은 2009년 수립된 기존의 촉진계획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여건의 변화를 반영한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주민 부담 완화를 통해 세운지구 사업 촉진은 물론 사대문 안 도심 재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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