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올해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이 1%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면서 1990년대 일본의 경우와 같은 디플레이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7일 `2013년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수립하면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1.7%로 전망했다. 3개월전 전망치인 2.3%보다 0.6%포인트나 하향조정한 것이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1%대로 나타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는 처음있는 일이다. 월별로도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연속 1%대 물가를 기록하고 있다.
주택가격 역시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4월1일 주택종합대책으로 반짝 상승세를 보였지만 5월부터는 상승세가 꺾였고, 취득세감면이 종료되는 7월부터는 거래절벽까지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연스럽게 부동산과 주식시장 등 자산가격이 폭락하면서 부채디플레이션과 장기불황을 맞은 일본경제와 비교되고 있는 것.
일본의 경우 1990년 3%대 물가였지만, 1992년에 1%대로 하락한 후 1999년부터 2003년까지는 마이너스물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디플레이션 초기단계에서 과감한 금리인하 등 정책대응에 실패하면서 악순환을 차단하지 못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그러나 우리의 1% 물가와 일본의 1% 물가는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상여건이 호전되고, 국제유가가 예상보다 하락하면서 농산물과 석유류의 가격이 안정됐으며, 특히 보육비 지원 등 정책효과가 반영된 것이 물가안정의 주된 요인이기 때문에 경기침체에 따른 디플레이션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로 농산물의 경우 지난해 3월~5월 사이 봄철 가뭄의 영향으로 가격이 크게 상승했지만 올해는 기상호조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석유류 역시 지난해부터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제품의 가격도 하락했다. 두바이유 기준으로 지난해 1분기에 배럴당 116달러였던 국제유가는 2분기 106달러, 3분기 106달러, 4분기 108달러로 안정됐고, 올해 들어서도 1분기 108달러를 유지하는 한편 4월과 5월에는 각각 102달러와 100달러로 뚝 떨어졌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가격 역시 지난해 200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6월 현재 1800원대로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물가안정에 가장 큰 기여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3월부터 무상보육이 확대되는 등 제도효과의 반영이다. 보육비지원책만 연간 0.41%포인트의 물가하락요인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가 내년 물가상승률을 2.8%로 상향한 것도 보육비지원책이 종료되면 물가하락세가 꺾일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물가가 1%대를 기록하면서 일본의 디플레이션과 비교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우리는 기상여건과 국제유가 등 공급측면이 좋았고, 보육료 지원 등 제도적인 요인까지 있었다. 보육료 부분이 환원되면 내년에는 물가가 다시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일본과 같은 지속적인 저물가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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