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식의인터넷뒤집기)모바일게임사 ‘현금모으기’ 유감
2013-07-04 18:34:46 2013-07-04 18:37:43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최근 모바일게임사들의 ‘현금모으기’ 행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액토즈소프트(052790)가 887억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 데 이어 5월에는 선데이토즈가 하나그린스팩(123420)과의 합병계획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얼마전 게임빌(063080)이 일반공모 방식으로 928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진행상황은 꽤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액토즈소프트가 당초 계획보다 조금 할인된 상태이지만 762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게임빌 역시 2조5000억원의 청약금이 몰린 상태로서 무난히 증자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선데이토즈도 주주들의 동의를 받아 합병이 성사되면 약 200억원의 현금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가 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뚜렷한 목적이 있다면 투자는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리고 다수의 주주가 참여해 대규모 자본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은 주식회사의 장점이자 특징입니다.
 
◇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최용식 기자)
 
하지만 시장 한쪽에서는 이들의 행보를 수상쩍게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정황상 저의를 의심할 만한 부분이 몇 가지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대규모 투자유치를 굳이 진행할 필요가 있냐는 의견입니다.
 
PC 온라인게임과 달리 모바일게임은 기획력, 시장 대응력이 우선시 됩니다.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위부터 10위까지 게임을 살펴보면 대개 중소규모 개발사가 만든 작품들입니다. 즉 자본이 절실할 이유가 없습니다. 
 
게다가 이들이 당장 돈이 부족한 상태인 것도 아닙니다. 게임빌만 하더라도 유동자산이 694억원이며,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113억원입니다. 아울러 액토즈소프트는 관계사 지분만 매입하지 않았다면 충분한 유동성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선데이토즈 또한 지난해 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습니다.
 
두 번째, 과연 이들이 대규모 투자를 받을 만큼 펀더멘탈이 완벽한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액토즈소프트와 선데이토즈의 경우 단 하나의 인기게임을 갖고 있을 뿐이며, 후속작은 썩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또 게임빌은 이른바 '대박'을 친 적이 없습니다. 아직은 검증할 게 많은 기업들이라는 의미입니다.
 
◇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최용식 기자)
 
마지막으로 투자금에 대한 구체적 활용안도 부재합니다. 이들은 게임 라인업 확보, 글로벌사업 추진, 마케팅 및 게임 운영능력 극대화 등을 들었으나 뭉뚱그려 설명했다는 판단입니다. 당장 인수할 기업도, 대규모로 마케팅이 필요한 게임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사업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장 주가가 높은 이때 현금을 확 댕기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입니다.  
 
모바일 게임시장은 이제 막 꽃피는 상태로서 거품보다는 건전한 성장이 요구됩니다. 지금까지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길 바라며, 투자자들의 소중한 돈을 헛되이 쓰지 않길 바랍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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