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정부가 오는 2017년까지 시간제 일자리 93만개를 새로 창출해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시간제 일자리 질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7일 내놓은 '시간제 일자리의 실상과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비자발적으로 시간제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이 56.0%에 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13.1%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대비 시간제 일자리의 시간당 임금은 지난 2006년 62.3%에서 2012년 50.7%로 급락했고, 공적연금·보험 등의 근로조건도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는 등 시간제 일자리의 질도 정규직에 비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제공=현대경제연구원)
특히 취업애로계층 가운데 시간제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여성 임금금로자 중에서 시간제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06년 79만명(12.3%)에서 2012년 132만명(17.4%)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11만2000명(25.7%)에서 33만4000명(42.7%), 청년에서는 30만7000명(7.9%)에서 49만9000명(13.6%)로, 초졸에서는 20만5000명(16.5%), 35만2000명(28.7%)로 급증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시간제 일자리의 질이 악화되는 것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시장의 분단 구조가 고착돼 있고,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전일제 비정규직이나 질 낮은 시간제 일자리 보다 비용부담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확산되는데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민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점진적으로 시행하고, 생산성 향상대책과 병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고용이 안정되고, 공적연금 및 고용보험을 제공하고, 시간당 임금이 정규직의 70% 이상인 경우를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로 정의했다.
그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에 적합한 새로운 직무형태를 전 업종에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일 위한 일-육아 양립형, 학생을 위한 일-학업 양립형, 남성을 위한 장시간 직무 분할형,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한 사회 참여형, 전문직을 위한 핵심업무형 등이 그 예다.
이 연구위원은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통해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다수 창출하는 것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사회적 합의를 거쳐 차근차근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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