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이번달 27일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폐지를 앞두고 BW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7월에만 3200억원까지 급증했다.
분리형 BW발행 폐지를 앞두고 기업들이 기업자금 확보와 함께 워런트를 챙겨놓기 위해 막바지 물량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막바지 BW발행시장, 뭉칫돈 몰려
5일 금융투자업계와 기업지배구조 컨설팅업체 네비스탁에 따르면 올초부터 지난달 25일까지 발행을 결의하거나 발행된 BW는 총 1조8705억원으로 집계됐다.
BW발행에 나선 기업들의 전체 시가총액의 21.42%에 달하는 규모다.
월 평균 발행규모는 2672억원으로 지난해 평균(2012년 발행 2조5999억원)인 2166억원보다 24%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대비 16,67%가 감소하며 BW 시장이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던것과 달리 BW시장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1월 1195억원이던 BW 모집규모는 5월들어 5360억원까지 급증한이후, 6월 한 차례 주춤했지만 분리형BW 폐지를 앞둔 지난달에는 3237억원으로 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체 발행 건수도 지난 3월이후 평균 30여건으로 꾸준했지만 발행폐지를 앞두고 기업들이 마지막 발행규모를 크게 늘려가는 모습이다.
◇분리형 폐지 앞두고 자금+경영권 강화 '한방에'
올해 전체 발행된 BW중 신주인수권(워런트)을 분리 매각하는 비율은 전체의 56.8% 수준인 1조155억원이다.
일반적인 유동자금 조달과 함께 지분확보를 염두에 둔 모습이다.
이에 따른 신주인수권 매각규모는 전체 발행금액의 30.8% 수준인 5765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들 워런트의 대부분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매수자로 나서며, 이들 기업의 최대주주 지분율은 1분기말 평균 28.91%에서 35.1%로 7% 가까이 높아졌다.
이에 대해 네비스탁은 최근의 BW 발행 열풍은 단순한 운영자금을 조달보다는 최대주주의 지분율 상승에 따른 경영안정성 확보를 위한 막바지 노력이라고 분석했다.
(자료 = 뉴스토마토)
◇최대주주 지분강화, 긍정 vs. 부정
일반적으로 사채를 발행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과 지분강화를 통한 안정성 확보는 당연한 과제이기 때문에 문제삼을 소지는 별로 없다. 하지만 무분별한 BW발행은 기업가치를 하락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하반기중 BW 발행에 나선 코스닥 담당자는 "안정성을 확보하며 유동자산과 보유자금을 늘릴 수 있다는 면에서 급박한 자금 조달이나 저리의 융통방안으로 BW가 선호돼왔다"면서도 "회사 입장에서 실제 자금보다는 워런트를 통한 지분확보가 가능한 마지막 상황에서 BW 를 발행하는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분리형 BW 발행 금지를 앞둔 상황에서 자금 확보와 경영권 안정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예전의 BW 악용사례를 감안할 때 무분별한 발행 러쉬는 오히려 기업가치를 쇠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네비스탁은 "자칫 경영권 공고화나 세습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고 대량의 물량이 쏟아지며 주당가치를 희석시킬 수 있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경영권 세습을 위한 지분상속을 위해 장내에서 주식을 매수하거나 증여하기보다 리픽싱으로 조정되는 BW의 행사가액을 악용해 저가에 지분을 다량 확보하는 폐해가 만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주인수권의 일부 소각없는 유통주식의 확대는 잠재 주식수 확대로 인해 투자리스크를 높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하반기 전망에 대한 불투명성이 큰 만큼 다양한 자금확보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분리형 BW의 발행이 금지되는 8월말까지 열풍이 이어질 수 있지만, 박스권 장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이전처럼 저가의 행사가액을 통한 최대주주의 지분 확보가 의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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