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저금리 시대에 들어서면서 국내 금융사 10곳 중 7곳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금융사 205개사를 대상으로 '저금리시대 장기화에 따른 국내 금융사의 대응전략'을 조사한 결과, 저금리 시대로의 변화가 수익성을 악화시켰다고 응답한 기업이 65.4%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에 별 차이 없다'는 답변은 26.3%,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답변은 8.3%에 그쳤다.
◇저금리 시대 진입 후 업종별 수익성 변화조사.(자료제공=대한상의)
업태별로 보면 '신용카드'는 조사대상 전 기업이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고, 이어 저축은행(85.4%)과 은행(77.3%), 자산운용(72.2%), 증권사(70.0%) 순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은행권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순이자마진(NIM)'은 2010년 2.32%에서 올 2분기 1.88%까지 하락했다"며 "주식거래대금 감소로 증권업종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내외 경제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금융업 전반의 각종 수익지표들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금리기조 장기화에 따른 위기요인으로는 '자금운용처 부족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라는 답변이 54.6%로 가장 많았고, 이어 '수수료 인하 등 가격경쟁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27.3%), '시장성장성 정체'(13.2%) 등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는 "금융기관들이 경제구조의 변화를 반영해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외형경쟁을 하기 보다는 핵심사업에 집중해 업무효율을 높이면서 위험 관리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응답기업의 절반인 49.8%는 한국은행 기준금리(현재 2.5%)가 3% 이하인 경우를 저금리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해 우리 금융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인 저금리 시대로 들어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저금리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최대 5년 가량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이 40%로 가장 많았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앞으로도 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권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며 "금융사들의 적정이윤 확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 본부장은 또 "금융사들은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힘쓰는 한편 수익다변화 및 비용절감 등 이윤창출을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금융당국도 금융사들에 대한 불필요한 시장개입을 자제하고 규제완화, 선진 인프라 도입 등 창조금융 발전을 위한 대책 마련에도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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