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파일럿되기)①민항기 부조종사 되려면..최소 1억원 투자
LCC 지원 자격 갖추는데 1억3천만원..대형항공사는 2억원
2013-10-04 16:30:00 2013-10-04 21:03:29
[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파일럿.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 본 로망이다. 높은 연봉에 세계를 누비며 활동적으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민항기 조종사가 되기 이해 국내외 비행훈련원에 들어가는 인원이 해마다 늘고 있다. 하지만 업계 현실은 녹록치 않다. 상상보다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모두가 그 꿈을 이룰 수는 없다. 일반인이 잘 모르는 조종사 준비과정과 업계 실상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민항기 조종사가 꿈인 박형준(28·가명)씨는 얼마전부터 울진비행훈련원에서 통합사업용 조종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이곳에서 박씨는 1년~1년6개월 정도의 훈련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170시간 정도의 비행경험을 쌓게 될 것이다.
 
교육 이수 후 모자라는 비행시간을 채우기 위해서는 자비를 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 투입되는 비용은 무려 1억3000여만원. 적지 않은 액수다.
 
하지만 박씨는 이러한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다. 고연봉을 자랑하는 민간 항공기 조종사만 되면 몇 년내 투자금을 회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훈련원에 들어와 있는 대부분의 훈련생이 민간 항공기 조종사를 꿈꾼다"며 " 부조종사가 되려면 최소 1억원 정도가 드는 등 비용이 많이 투입되지만 어쩔 수 없는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일반인이 부기장 되려면.."1억 정도는 있어야"
 
우리나라에서 민간항공기 조종사가 되기 위한 가장 저렴한(?) 방법은 공군사관학교나 공군 조종장학생 등의 과정을 밟는 것이다. 하지만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대신 15년 정도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해야한다.
 
이러한 방법 외에 일반인이 대학을 졸업한 뒤 최소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부조종사가 되기 위해서 드는 비용은 박씨의 경우 처럼 대략 1억3000만원 정도다.
 
실제 일반인이 울진비행훈련원에 입소를 하면 수업료와 숙식료 등으로 8000만원 가량이 소요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바로 민항기 조종사가 될 수는 없다.
 
국내 LCC 부조종사로 지원 하기 위해 최소 250시간의 비행시간을 채워야 한다. 또한 보잉 737 등의 한정 자격증을 취득해야한다. 여기까지 드는 추가 비용이 약 5000만원 정도다. 이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국내 항공사 파이럿 입사 지원자격이 주어진다. 
 
◇일반인이 조종사 되는 길.."기본적으로 고비용 구조"
 
만약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조종 교육 훈련을 받으려면 더 많은 비용이 든다. 현지 체류비까지 계산한다면 최소 1억원 정도는 있어야 가능하다.
 
대한항공(003490)이나 아시아나항공(020560) 처럼 대형 항공사에 부조종사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각 항공사에서 요구하는 비행시간이 최소 500~1000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원자들은 최대 2억원 정도를 투자해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것이 항공업계의 현실이다.
 
국내 한 사설 비행훈련원 관계자는 "일반인이 조종사가 되기 위한 과정 자체가 기본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큰 문제는 이처럼 거액을 투자하는 지원자들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항공사의 채용은 늘고 있지 않아 수억원을 들여도 조종사를 못하는 사람들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일반인이 조종사가 되기 위한 길이 순탄치는 않지만 박씨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박씨는 "조종사가 되기 위한 비용이 적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준비를 시작했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꿈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비행시간을 채우기 위해 경제여건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은 무보수로 해외에 나가 교관을 하기도 한다"며 "그런 사람들을 보면 난 행복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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