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원·달러 환율이 전일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070원대 아래로 떨어지면서 추가 하락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한 가운데 연저점(1054.5원)이 뚫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2시22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0원(0.09%) 내린 1065.8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승 출발했던 환율이 하락 전환하면서 시장의 원화 강세 기대가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원화 강세의 배경에는 풍부한 달러 유동성이 자리 잡고 있다. 19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거주자외화예금이 4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달러 매도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달러 공급 압력을 가해 환율을 아래로 끌어내리고 있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34일 연속 역대 최장 순매수 기록에 도달했다. 누적 순매수 금액만 11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최근 잇따르고 있는 중공업체의 수주 소식에 대기 중인 네고(달러 매도) 물량도 상당해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사진=뉴스토마토 DB)
대외적인 환경도 원화 강세에 힘을 싣고 있다. 자넷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되고 미 연방정부의 부분 폐쇄 영향으로 양적완화 축소가 지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달러 강세 기대가 약화되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의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연저점 부근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외환당국의 수호 의지에 따라 하락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소병화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수급 상 외국인 주식 매수세 지속 등 달러 공급 압력이 강하고 양적완화 축소도 지연되고 있어 하락에 우호적인 상황"이라며 “당국 외엔 환율을 끌어올릴 만한 요인도 없어 향후 연저점이 깨질 가능성은 높다”고 분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안정적인 경상흑자, 조선수주 등 여건상 환율 하락 재료가 많다”며 “다만 외국인들의 원화 자산 매입 둔화 가능성과 당국 개입으로 인해 연저점 부근에서 하락속도가 조절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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