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미국의 금융구제안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이번 구제안에 '시가평가' 유보조항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과 CNBC 등 주요 외신들은 5일(이하 현지시간) 미 재무부 관료의 말을 인용,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오는 9일 금융구제안을 발표한 후 이날 오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구제방안에 대한 지지를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재무부가 최종적으로 논의 중인 구제방안에는 정부가 금융권 부실자산에 대한 보증을 확대해 건전자산과 분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논란이 됐던 '배드뱅크' 안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특히 배드뱅크를 통해 금융권의 부실자산을 매입하되,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기간 시가평가* 제도 적용을 유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헐값이나 다름없는 금융권의 부실자산을 보다 비싼 가격으로 사들인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상원의 크리스토퍼 도드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전날 "시가평가 제도의 근본 개념은 유지하되 일정부분 조정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윌리엄 아이작 전 예금보험공사(FDIC) 사장도 시가평가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이에 금융회사들의 부실자산 부담 경감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금융주들은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다.
하지만 시가평가 유보 조치가 실제로 시행되면 금융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대원칙이 흔들리게 돼 이를 두고 금융권과 정치권의 논란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시가평가(Mark to Market)
: 자산의 가치를 매입가가 아닌, 시가(時價)로 평가하여 장부에 계상하는 것.
자본이득을 얻기 위한 유가증권이나 파생상품에 의한 채권·채무 및 투자신탁 등 자산의 가치를 매입가(장부가)가 아닌 시가에 기초하여 평가하는 회계를 가리킨다.
시가평가를 적용하면 보유한 증권의 가격이 하락할 때마다 곧바로 손실처리를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자본이 줄어들게 된다. 이는 금융회사 대출자산을 축소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