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학교폭력 가해학생을 전학시키거나 퇴학시키는 경우에만 재심을 허용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교폭력대책법)' 해당 규정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학교폭력 가해학생인 김 모군과 김 군의 어머니 박모씨가 "전학과 퇴학을 당한 때에만 재심을 허용한 학교폭력대책법 17조 해당 규정은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심판 청구 사건에서 재판관 6대 3의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헌재는 또 가해학생이 특별교육을 이수할 경우 보호자도 함께 특별교육을 받도록 한 학교폭력대책법 17조 해당 규정 역시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법 재심 규정이 전학과 퇴학 이외의 조치들에 대해 재심을 불허하는 것은 학교폭력으로 인한 갈등 상황을 신속히 종결해 해당 학생 모두가 빨리 정상적인 학교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재심에 보통 45일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경미한 조치에 대해 재심을 제한하는 것은 부득이한 것으로 이를 두고 가해학생 보호자의 자녀교육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해학생은 자신에 대한 모든 조치에 대해 당사자로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피해학생은 그 조치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결과에 불만이 있더라도 소송을 통한 권리 구제를 도모할 수 없다"며 "가해학생이 퇴학 또는 전학조치 된 경우에만 재심을 허용하더라도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가해학생과 함께 보호자도 특별교육을 이수하도록 의무화 한 것은 보호자 참여를 통해 학교폭력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가족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가해학생과 밀접 불가분의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보호자의 교육 참여가 요구된다"며 "해당 규정이 가해학생 보호자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정미, 김이수, 안창호 재판관은 재심요구 제한 규정에 대해 "가해학생 측이 자신의 행위에 대해 충분히 입장을 진술할 수 있도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재심을 제한하는 것은 가해학생과 그 보호자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며 위헌 의견을 냈다.
만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로, 충북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김군은 학교폭력 가해학생으로 지목돼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와 피해학생과의 접촉 및 보복행위 금지 조치, 학부모와 함께 전문가 특별교육을 이수하라는 조치를 받았다.
이에 김군과 어머니 박씨는 재심요구를 제한하고 학부모까지 특별교육을 이수하도록 정하고 있는 학교폭력대책법 해당 규정은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사진=헌법재판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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