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금융회사의 영업실적이 줄어도 CEO 보수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실적이 개선되면 금융사 CEO의 성과급도 비례해 상승하는데 비해 실적이 하락하는 경우엔 떨어지지 않았다. 성과평가방식도 각 회사의 입맛대로 운영되 보수체계 문제점이 여럿 지적됐다.
13일 금융감독원은 국내 65개 금융회사 대상으로 조사한 '성과보수체계 점검결과'를 발표했다. 권역별로는 금융지주사 10개, 은행 18개, 금융투자사 12개, 보험 25개가 포함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대증권과 코리안리 회장은 연봉이 각각 17억원, 27억원에 달했는데 영업실적과 상관없이 전액 고정급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회사 CEO의 영업실적과 성과보수는 연계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금융감독원)
성과평가방식도 제 멋대로다.
총자산순이익률(ROA), 주당순이익(EPS) 등 계량지표는 목표를 전년 실적보다 낮게 잡아 달성하기 쉽도록 했다. 주관적 평가가 항목인 비계량지표 평가는 금융지주사 평균점수가 97.5점에 달했다.
박세춘 금감원 부원장보는 "성과평가 지표가 수익성 위주며 특히 장기성과급의 평가요소는 이익, 주가 등이다"며 "건전성 제고와 리스크관리에 대한 노력은 평가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일부 금융사의 경우 성과보수를 자회사부터 중복 지급하거나 퇴직금을 멋대로 책정한 예도 있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금융지주사로 부터 11억원을 받았지만 자회사인 증권·보험 계열사에서도 각각 28억원, 50억원을 받아 모두 89억원을 챙겼다.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사장은 지급 근거가 없는 주주총회 결의로 35억원과 20억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받았다.
금감원은 성과보수를 고의적으로 누락하는 등 부적정하게 공시하거나 이를 늦춘 금융사도 적발했다.
하나은행은 성과연동주식보상 부여액 중 일부만 반영해 보상규모를 축소 공시했고, 우리은행도 해다마 3월까지 연차보고서에 성과보상수준을 공시해야 하지만 이를 지연했다.
박 부원장보는 "문제점으로 지적된 사항은 앞으로 못하도록 유도해 나가겠다"며 "구체적인 성과액 변동은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고 영업실적이 달라질 수 있어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과도한 성과보수에 대해서 지적은 할 수 있지만 상한선을 정하는 등 강제적인 규제는 힘들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각 금융사들이 자율적으로 성과보수 체계를 개선하도록 지도한다는 방침이며, 지적된 곳은 현장검사 등을 통해 불합리한 성과보수체계 개선실태를 지속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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