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메이저리그를 호령하고 있는 류현진 선수처럼 한국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의 실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모바일게임도 한국의 이름을 전 세계에서 드높일 수 있는 국위선양 산업이 될 수 있습니다.(이규창 게임빌USA 지사장)”
이규창 지사장은 지난 2000년 게임빌 설립 당시부터 함께한 창립멤버로, 2006년부터 미국 현지 시장 개척 일선에서 활약했다. 모바일게임 개발자로 시작해 해외 지사장까지 지내면서, 국내 모바일게임 업계의 태동과 성장을 함께해온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컨퍼런스인 GDC(Game Developers Conference)에서도 4번에 걸쳐 자문위원에 선정될 정도로 북미게임업계에서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다.
올해 국내 모바일게임 업계의 주된 이슈는 ‘카카오 게임하기’로 대표되는 국내 게임시장 쟁탈전이었다면, 내년도 모바일게임 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해외진출’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서 가장 풍부한 해외 모바일게임 시장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이규창 게임빌USA 지사장을 16일 국제게임쇼 지스타2013이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에서 <뉴스토마토>가 만나, 북미 모바일 게임 시장의 현황과 국내 업체들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이규창 게임빌USA 지사장(사진=최준호기자)
다음은 일문일답.
-게임빌USA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한다.
▲게임빌USA는 캘리포니아 LA 공항에 위치해 있으며, 현재는 30여명 정도가 근무 중이다. 게임빌의 해외 사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내년에는 50여명 이상의 조직으로 커질 것 같다.
-최근 북미 모바일게임 시장 분위기는?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과 마찬가지지만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앱스토어 매출순위(Top Grossing) 순위에 따라 게임별 매출이 가늠됐지만, 이제는 그런 추측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급격하게 시장이 커지고 있다.
-최근 북미 모바일게임 트렌드는?
▲유료앱 시장이 저물고 부분유료화 게임(F2P)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장르별로는 캐주얼게임과 소셜게임이 결합하는 등 장르간 하이브리드 게임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더불어 일반 대중에게 인기가 있는 영화·케릭터를 이용한 브랜드 게임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규창 게임빌USA 본부장(사진=최준호기자)
-이 같은 시장에서 게임빌 북미법인의 성과는.
▲ 매년 거의 2배씩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1년 게임빌USA의 매출은 230억원 가량이었으며, 올해는 500억원 정도가 될 것 같다. 이런 기세로 내년에도 2배 성장해 1000억원까지 성장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우리도 놀라고 있지만, 출시된지 1년6개월이 지난 카드배틀게임 ‘몬스터워로드’가 지난달 역대 최대의 매출을 거두는 등 우수한 게임들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 북미법인이 이처럼 좋은 성과를 이루고 있는 이유는
▲ 지난 2006년부터 미국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시장을 개척하고, 시행착오를 거쳐왔다.
최근 한국의 게임사들이 이제야 미국에서 법인을 내고 사업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그 과정을 이미 7년 전에 마치고 좋은 게임을 고르고 운영하는데 모든 사업 역량을 쏟을 수 있다.
또 운영진이 정말 훌륭하다. 미국현지 게임사는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한국회사에서 운영만 10년 넘게 해온 직원들도 많다. 이런 점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유인 것 같다.
- 한국본사와 업무 분담은 어떤식으로 이뤄지고 있나.
▲우리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업무분담이 계속 변해왔다. 지금의 북미법인이 자체적으로 거의 모든 업무를 처리한다. 최근에 계약을 맺은 게임만해도 핀란드, 독일, 우크라이나, 콜롬비아, 미국, 이스라엘, 한국 등으로 전세계 시장에서 우리가 직접 찾아내 계약하고 있다.
북미시장을 가장 잘 아는 북미법인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할 때 가장 큰 성과가 나는 것 같다.
- 한달에 게임빌USA에서 퍼블리싱을 하기 위해 살펴보는 게임의 숫자와 어떤 게임을 우선적으로 찾는지 궁금하다.
▲전세계에서 하루에 10~20개 작품이 퍼블리싱 요청이 들어와 한달에 최소 300개 작품을 살펴본다. 이중에서 퍼블리싱 계약까지 가는 작품은 1개 정도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장르간 특징이 혼합된 새로운 하이브리드 형태의 게임이 북미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 해외사업가의 눈으로 한국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의 능력을 냉정하게 평가해달라
▲ 문화에 차이에 따라 사용자환경(UI)을 구성하는 방법 등은 다르겠지만 단언컨데 개발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다만 2년전까지만 해도 해외 시장 지출을 고려하는 게임사들이 많았는데, 현재는 국내의 특정 플랫폼에만 너무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 큰 해외 시장을 바라보면 좋겠다.
또 요즘에는 정보를 접하기가 매우 편해졌다. 북미지역 1위부터 100위 매출 순위 게임들만 살펴봐도 어떤 게임 트렌드가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 이런 기본적인 점을 찾아보고 해외 시장에 대해 진출하려고 했으면 좋겠다.
-해외 진출을 생각하는 한국 기업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해외 사업을 너무 단기적으로 보지 마라. 게임빌도 2002년부터 10년 넘게 꾸준히 노력해 지금은 어느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 물론 국내 게임업계에 저보다 능력이 좋으신 분들이 많아 이정도 기간까지는 들지 않겠지만, 긴호흡으로 꾸준히 투자를 하며 봐야 한다.
◇이규창 게임빌USA 본부장(사진=최준호기자)
-핀란드 등 해외 경쟁 국가들은 모바일 게임사업에 대한 많은 투자를 한다. 국내 게임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
▲솔직히 아무런 지원이 필요 없고, 가만히 놔두기만 했으면 좋겠다. 게임빌 북미지사도 본사가 돌립적인 권한을 많이 주고 나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웃음). (산업 규제만 하지 않고)가만히 두기만 해도 해외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해외에서 한국인으로서 게임사업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 메이저리그 류현진 선수처럼 한국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의 실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급변하는 게임 시장에서 한국에서 만들어진 양질의 콘텐츠를 수출하는 것이 정말 재밌다.
그리고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얻는 과정이 바로 국위선양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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