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벽산건설의 인수합병(M&A)이 결국 무산됐다. 벽산건설 M&A 우선협상대상자인 아키드 컨소시엄은 잔금납입일인 지난 27일까지 인수대금 540억원을 납입하지 못했다.
지난 10일 아키드 컨소시엄은 600억원의 인수대금 조건을 걸고 벽산건설과 M&A 본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계약금 6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540억원의 잔금 납입에 실패했다. 당초 예정됐던 아키드 컨소시엄의 인수자금 대출 계획이 틀어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벽산건설은 이번 M&A 무산으로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아졌다. 거래소 상장규정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 사업보고서상 완전자본잠식일 경우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12월 결산인 벽산건설의 경우 3월말까지 자본잠식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상폐가 불가피해진다.
당초 M&A 기대감에 벽산건설 주가는 지난달 2만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M&A 무산 위기설이 나오자 4000원대로 급락했다. 지난 9월말 기준 벽산건설의 자기자본은 -1399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현재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개선) 중인 쌍용건설 역시 채권단의 연내 추가 지원이 무산되며 상폐 위기에 놓였다.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쌍용건설의 상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5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지원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채권단 측에 출자전환안을 전달했으나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쌍용건설은 내년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쌍용건설은 자본금 전액이 잠식된 상태로 올해 2월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벽산건설의 현 상황은 M&A 기대감에 주식을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질 전망이다. 쌍용건설의 경우 개인 투자자 손실과 함께 당장 협력업체들의 줄도산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쌍용건설은 이달 말까지 1400여개 협력업체에 600억원 규모의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을 결제해야 한다. 건설업 전체로 부정적 파급효과가 우려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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