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올해도 코스닥 시장은 답보상태를 면하지 못했다. 지난 2009년이래 5년째 박스권 탈피에 실패했다.
시황 부진에 거래량과 거래대금 모두 지난해 대비 급감했고 개인들은 시장을 외면했다. 기타법인의 매도도 9000억 넘게 쏟아져 외국인 매수만으론 지수를 부양하기엔 역부족이었다.
◇ 500선 코 앞에서 미끄러져..개인들 증시 '외면'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코스닥 지수는 500선을 목전에 두고 전거래일 대비 3.22포인트 오른 499.99에 마감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에 비해 3.67포인트 소폭 상승한 수치다.
연초 1월2일 코스닥은 501.75포인트에서 출발했다. 이후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에 따른 시장활성화와 중소형주 중심의 실적개선 기대감에 힙입어 지난 5월28일 연중최고치인 585.76을 기록했다.
◇2013년도 코스닥 지수(자료=한국거래소·대신증권)
하지만 불과 한달만에 연중 최저치인 480.96포인트를 기록하며 약 100포인트 넘게 내려앉았다. 2년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이 시발점이 됐다. 중국 경기 침체 우려까지 겹치며 기관투자자들은 코스닥 주식을 손절매했다. 이 당시 IT과 바이오업종은 우수수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수 부진 뿐 아니라 거래대금도 대폭 줄었다. 시총은 소폭 늘었지만 증시불황으로 거래주체 자체가 증발했다.
30일 기준 올해 거래대금은 1조8200억원으로 전년(2조1300억원) 대비 14.4% 감소했다. 지난 2009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일평균 거래량도 3억9500만주로 지난 2004년 2억8700만주를 기록한 이래 최저치까지 내려왔다.
◇일평균거래대금 및 일평균거래량 연도별 추이(자료=한국거래소)
특히 올해는 그간 코스닥 매수를 담당했던 '개인'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외국인이 들어섰다. 개인은 무려 8년만에 순매도로 전환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600억원, 62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은 1조8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며 2년 연속 코스닥에서 주식을 사들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외적으로도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가계부채에 몰린 개인들이 돈을 빼 증시에 넣을 여유가 없었다"며 "내년에도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지속되면서 당분간 코스닥은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상장심사 완화로 신규 상장 수↑..공모주 성적도 '선방'
이같은 부진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신규상장 기업숫자는 늘었다. 최근 몇년간 부진했던 기업공개(IPO) 숫자를 만회하고자 거래소가 추진한 상장요건완화 조치가 힘을 실어줬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신규상장 기업수는 지난해 22개사 대비 15개사 증가한 37개사를 기록했다. 이로써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수는 전년대비 4개사 증가한 1009개사가 됐다.
주식발행 규모와 기업공개 숫자도 늘었다. 올해 코스닥시장 주식발행 규모는 1조 3313억원으로 전년(6992억원) 대비 6321억원(90.4%) 증가했다. 올해 기업공개(IPO) 건수는 36건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6건 증가했다. 공모금액으로는 전년대비 3192억원 늘었다.
◇신규상장 및 상장폐지 기업 수 연도별 추이(자료=한국거래소)
공모주 성적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총 37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평균 주가수익률은 24.4%인 것으로 집계됐다.
절반이 훌쩍 넘는 21개 기업이 공모가 대비 주가가 상승했다. 주가가 오른 회사의 상승률 폭은 하락한 16개 기업의 하락률 폭보다 훨씬 컸다.
지난해 부진한 IPO 성적표를 받아들자 거래소는 올해부터 상장 심사를 크게 완화했다. 상장질적심사항목을 현행대비 절반 가까이 줄이고 질적심사기준을 과거 실적 중심에서 미래 성장잠재력 중심으로 개선해 운영의 폭도 넓혔다.
거래소 상장심사팀 관계자는 "상장심사 기준이 개선되면서 기업들의 경영투명성이 개선됐다"며 "성장성과 실적이 고루 우수한 기업들이 증시에 입성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시장 신규상장기업 공모가 대비 주가수익률 상위종목(자료=한국거래소)
◇시총 1위 '셀트리온'·상위 20개社 시총..전체 '4분의 1'
올해 시총 1위는 단연
셀트리온(068270)이었다. 지난 4월 한차례 공매도 논란에 휩싸여 홍역을 치뤘음에도 불구하고 4년 연속 1위 자리를 유지했다. 30일 기준 시가총액은 3조8543억원으로 전체 코스닥의 3.23% 비중을 차지했다. 2위와 3위 역시
CJ오쇼핑(035760)(2억5750억원),
파라다이스(034230)(2억4054억원)가 차지하며 지난해와 순위변동이 없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20개사(단위:억, %, 자료=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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