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KDB생명의 매각이 올 상반기중에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의 자회사 정리방침과 함께 사모펀드 KDB칸서스밸류의 운용기간 만료가 내년 초로 다가왔고, 장기로 가져갈 경우 저금리 장기화 구조와 금융당국의 건전성 강화 압박 등으로 수익성 악화로 기업가치 개선이 쉽지않아 제값받고 팔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올해가 매각 적기라는 분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올해 상반기 중에 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올해 정책금융역할 강화 방침에 따라 자회사 매각 방안을 준비해야 하는 등 제반 여건이 올 상반기가 최적기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홍기택 KD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취임하면서 정책금융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정책금융에 도움이 되지않는 자회사는 매각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정책금융과 연계성이 떨어지는 KDB생명이 1차 매각 대상으로 분류된다.
아울러 대주주인 사모펀드 KDB칸서스밸류의 운용기간 만기가 내년 3월로 다가왔기 때문에 사모펀드 운용기간을 연장하는 것보다 정리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KDB칸서스밸류는 산업은행이 2010년 2월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6500억원 규모로 5년만기로 조성한 사모펀드다. 내년 3월이 만기가 되는 시점이어서 만기 정리를 위해서는 올해 안에 매각작업을 추진해야 되는 상황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펀드만기가 도래해서 회수(엑시트) 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며 “상반기 중에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각에 앞서 KDB생명은 기업가치 높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건전성 지표를 올리기 위한 방편으로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어 후순위채 발행을 승인했다.
건전성 지표를 개선해 금융당국의 권고기준을 맞추면서 기업가치를 높여 제값을 받아내겠다는 포석이다.
KDB생명은 지난해 9월말 기준 건전성 지표를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RBC)이 173.40%로 지난해 3월말 182.05%보다 하락했다.
KDB생명은 올해 900억원에서 1000억원대의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금융당국의 권고수치인 RBC를 20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 후에는 추가 후순위채를 발행한다고 해도 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는 가용 자본 한도범위를 넘어선다. 따라서 후순위채를 통한 RBC 수치개선이 어렵기 때문에 건전성을 통한 기업가치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도 마지막이어서 올해가 매각 적기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건전성 기준은 강화되고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익성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며 “5년만기 사모펀드를 2~3년 더 연장할 수 있지만 보험업계 경영상황이 좋지 않아 지금보다 높은 가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KDB생명은 우리투자증권과 같이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대우증권 등과 패키지 매각이 예상됐지만 단독 매각으로 방향이 잡힐 전망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KDB생명의 경우 다른 자회사와 달리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로 운영되고 있어 다른 자회사와 패키지 매각을 할 경우 복잡한 셈법이 필요하다"며 "기업의 인수합병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이 걸리는 작업이어서 매각속도를 내려면 몸집을 가볍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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