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으로 남북관계 '질적 변화' 가능할까
정부 제안에 대한 북한 답변 지켜봐야
2014-01-28 16:07:57 2014-01-28 16:12:01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정부가 오는 2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을 29일 갖자고 북한에 제안하면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명박 정부의 5.24 조치로 경색됐던 대북관계가 질적으로 변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북한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일정이 연기되거나 자칫 또다시 무산될 가능성이 여전해 낙관적인 관측을 쉽게 내리긴 힘든 상황이다.
 
◇여야, 북한 답변 한목소리 촉구..정부 역할엔 '온도차'
 
정치권은 28일 북한의 답변을 촉구했다. 여야는 이산가족 성사를 기대하는 일치된 모습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사진)는 "이르면 오늘 북한의 답변이 예상된다고 하는데 반드시 성사돼서 설을 앞둔 이산가족에게 큰 선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희망했다.
 
(사진=박수현 기자)
 
이어 "이번 상봉 행사의 재개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바탕으로 한 남북 관계의 개선에 큰 전기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께서 신년 구상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한 이후 북한의 호응, 연이은 우리 쪽의 실무접촉 제의 등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목전에 오고 있는 느낌"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전반적으로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과 보조를 맞추면서 정부의 방침이 남북 관계의 개선을 가져올 것이라 낙관하는 분위기다.
 
반면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만큼은 반드시 성사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이번 만남은 북한의 제의로 시작된 만큼 어느 때보다도 기대가 크다"라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전 원내대표는 "만약 이번에도 무산된다면 국민의 대실망은 물론이고 남북 관계 개선이 참으로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 걱정하면서 정부의 후속 조치가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이 5.24 조치 철회를 통해 남과 북 사이에 교류가 재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통일 대박론'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교류와 협력은 북한 사회의 점진적 변화를 통해서 통일로 이끌어 가는 가장 분명한 비전이고 원칙이라는 것이 민주당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재확인했다.
 
◇전문가 "이번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 관계 시금석"
 
이런 가운데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날 YTN 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에서 "북한이 사실상 이상가족 상봉을 강하게 제기했고 이번에도 유야무야가 되거나 어려움에 처한다면 상당한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오늘 정도 대답이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렇지만 "좀 걱정스러운 부분은 키 리졸브 훈련 기간 동안에 북한이 이상가족 상봉을 하자는 식의 역제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 부분은 우리가 신중하게 지켜봐야 될 것 같다"라고 단서를 달았다.
 
김 교수는 우리 측이 제안한 실무접촉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것과 관련해선 "내일 다시 북한이 날짜를 이야기하는 식으로 반응할 가능성도 있다"며 "우리가 제안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북한이 답을 안 한다면 무조건 연기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하루나 이틀 늦게 실무접촉을 하고 이상가족 상봉 날짜를 다시 북한이 제안하는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연계 움직임에 대해서는 "형식적으로는 분리했다고 봐야 하는데 내용상 아마 이야기를 꺼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이상가족 상봉의 물꼬를 트고 나서는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게 북한의 전략"이라고 봤다.
 
그는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지 않고서는 마식령 스키장 또는 원산관광특구 개발은 상당히 어렵다고 봐야 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끝으로 김 교수는 "남북 관계는 이번에 이산가족 상봉을 어떻게 잘 풀어가느냐가 중요한 시금석이 될 수 있다"면서 "어쨌든 한반도에서의 긴장 수위를 떨어뜨리는 차원에서의 다각적인 노력을 우리 정부가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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