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금융당국이 텔레마케팅(TM)의 영업정지를 다음주부터 순차적으로 푼다고 했지만 보험사들은 눈치를 보는 상황이다.
정보유출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자칫 TM영업 재개로 사소한 문제라도 발생할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돌아올 후폭풍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TM영업의 비중이 높은 중소형 보험사들은 영업재개 방식과 대응채널로 인바운드TM(고객이 선택해 전화를 걸게 하는 방식) 영업을 고민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3월까지 TM영업정지 방침을 지방선거 표심 압박에 못 견디고 열흘만 풀어버려 자존심이 구겨진 상황이어서 보험사 TM영업에 대한 점검은 더욱 강도 높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A보험사 관계자는 “다시 영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다는 것에 대해서는 좋은 일이지만 당분간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어렵다”면서 “기본적으로 합법적으로 구매한 자료를 통해서 영업을 하는데 간혹 일부 TM설계사들이 불법적인 자료를 취득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주 후반부터 TM영업을 허가해준다고는 하지만 허가 기준이 보험사 자체 점검한 결과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곳이다.
금융당국이 직접 점검을 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보험사의 책임이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더욱이 영업 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CEO의 확약을 받기 했기 때문에 불법적으로 취득한 자료에 의한 TM영업 행위가 적발될 경우 CEO 해임권고 등 강도 높은 제재가 가능해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TM영업에 대한 점검은 보험사 자체적으로 체크리스트를 작성한 것이기 때문에 다음달까지 지속적으로 TM이 합법적인 자료를 통해 운용되는 지에 대한 점검을 철저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 제재까지 거론되고 있어 보험사들이 영업을 재개한다고 해도 당분간 보험사들은 소극적 영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보험사들은 TM영업 재개와 관련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B보험사 관계자도 “CEO가 TM영업 점검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불법적인 자료 취득 등에 대해서는 엄격한 규제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라며 “회의를 하고 있지만 뚜렷한 결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따라서 일부 보험사들은 고객의 개인정보를 활용한 아웃바운드 TM(전화를 걸어 영업하는 방식)영업을 당분간 자제하고 홈쇼핑, 케이블TV 광고 등을 통해 고객이 연락하게 하는 방식의 인바운드 영업 강화를 준비하고 있다.
B보험사 관계자는 “TM영업정지 조치까지 내려지면서 TM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졌다”며 “과거 고객들은 전화를 받을 경우 관심도 별로 없고 무대응이었지만 이제는 더 나아가 날선 비난과 반발 등이 예상되고 있어 고객이 찾을 수 있는 인바운드 영업을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인바운드 영업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본질적인 TM영업의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C보험사 관계자는 “TM영업은 중소형 보험사들에게 중요한 영업채널이기도 하지만 보험료가 싸다는 분명한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고객한테도 중요한 접근 채널이 된다”며 “이번 기회가 오히려 TM영업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기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신뢰회복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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