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와 선박 공급 과잉으로 해운업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침체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세계 1위 선사 머스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머스크가 연비 절감을 위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면서 조선업 흐름이 선박 대형화로 이동하고 있으며 올 2분기 머스크, MSC, CMA-CGM이 연합, P3 네트워크를 본격 출범시킬 경우 전 세계 해운업에 큰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 라인은 덴마크 국적의 AP몰러-머스크 그룹의 컨테이너사업부문으로 전 세계 해상 화물의 15%를 운송한다.
컨테이너사업의 경우 지속적인 운임하락으로 벌크선, 유조선 등 다른 사업부에 비해 수익성 저하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적선사인 한진해운, 현대상선의 경우가 그렇다.
머스크는 지난해 3분기 매출액 67억8200만달러, 영업이익 5억6700만달러를 기록해 영업이익률 8.4%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각각 -2.1%, 0.3%로 큰 차이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미래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사업다각화 전략 그리고 정부의 지원을 머스크가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원동력으로 보고 있다.
가장 먼저 선박 대형화를 꼽을 수 있다.
경쟁사들이 업황 부진으로 선박 발주를 줄일 때 과감하게 신조선에 투자한 전략이 현재의 실적을 견인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머스크는 선박유 상승세를 감안해 속도를 줄이는 대신 한 번에 많이 나르는 전략을 택했는데 이 같은 전략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발주 증가로 이어졌고, 침체에 빠졌던 세계 조선업 흐름을 뒤바꿔 놓기도 했다.
선박 연료인 벙커C유 가격은 1990년대 1톤당 90달러대에서 최근 600달러대로 올랐다. 선박 연비가 10% 높아지면 연료비를 1년에 20만달러 가량 아낄 수 있다.
머스크는 대우조선해양에 세계 최대 규모인 1만8270TEU급 컨테이너선을 20척 주문해 최근까지 5척을 인도받았다. 척당 가격은 2000억원 수준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3분기의 경우 유류소모량을 전년 대비 8% 가량 줄였다.
◇머스크가 보유하고 있는 1만8270TEU의 컨테이너선 '머스크 맥키니-몰러'호 전경(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국내 대형 선사에 비해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점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비결로 꼽힌다.
국적선사들이 해상 운송업 의존도가 절대적인 것에 비해 머스크는 해상 운송업 비중이 전체 매출의 30%에 불과하다. 해상 운송업은 운임에 따라 변동 폭이 큰 특징이 있다.
머스크는 해상 운송업 외에도 트레이딩, 터미널사업, 정유, 선박건조, 해양플랜트, 벙커링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머스크처럼 다양한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정책적인 지원은커녕 대기업이 주력 사업이 아닌 다른 사업에 관심을 보이면 문어발 확장이라는 비난에 시달린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덴마크 정부의 지원도 머스크의 성장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덴마크는 해운업 업황이 장기간 부진을 지속하자 수출신용기금 5억2000만달러를 비롯해 62억달러 규모의 금융권 차입을 지원했다.
중국은 약 224억달러 규모의 신조선 발주를 위한 여신을 제공하고 있으며, 일본은 이자율 1%로 10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해주는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해운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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