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내일 운명의 대법원 최종 선고
'항소심 심리 미진' 적극 부각..파기환송이냐 원심확정이냐 갈림길
2014-02-26 17:21:47 2014-02-28 08:41:09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형제의 횡령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 26일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오는 27일 오전 10시 횡령 혐의로 기소된 최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부회장(49)의 상고심 선고공판을 연다.
 
최 회장 형제에 대한 대법원 선고는 항소심에서 선고가 내려진 지 154일만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항소심 이후 대법원에서 판단을 받기까지 걸린 165일 보다 열흘 빠르다.
 
횡령과 배임 혐의로 2012년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4년6월에 벌금 10억원을 선고받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52)의 상고심이 1년 넘게 대법원에 계류 중인 상황을 고려하면 선고일정이 상당히 빨리 잡힌 것이다.
 
이를 법조계와 업계에서는 대법원이 쟁점정리와 결론을 그만큼 빨리 잡아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가능성은 원심 파기환송이냐, 원심 확정이냐다. 파기환송되면 최 회장 형제는 한번 더 다퉈볼 여지가 있지만 원심 확정이면 둘다 형기를 채워야 한다.
 
최 회장 측이 파기환송을 위해 상고심에서 집중적으로 부각한 것은 항소심의 심리가 미진했다는 점이다.
 
최 회장 측은 그동안 사건의 배후로 SK해운 고문 출신의 김원홍씨를 지목하고, 그의 진술을 들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을 맡았던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문용선)는 김씨에 대한 증인신문 없이 선고를 내렸다.
 
최 회장과 김씨 간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증거로 제출됐기 때문에 굳이 증인신문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심리할 수 있었고 선고에 영향이 없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심지어 항소심 선고 하루 전 해외에서 도피중이던 김씨가 체포돼 국내로 송환됐고, 최 회장측은 선고 당일 오전 변론재개 신청을 냈지만 재판부의 입장은 단호했다.
 
대법원에서도 이 점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를 두고 상당한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법조계는 분석하고 있다.
 
최 회장측은 횡령사건에 관여한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의 진술 신빙성도 문제삼고 있다. 김 전 대표가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 최 회장 형제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진술을 번복해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에서는 김 전 대표가 SK 그룹의 시나리오에 따라 사실과 다르게 진술한 것으로 본 것이다.
 
이 두가지 쟁점에 대한 최 회장측 주장이 받아들여져 대법원이 사건을 파기환송하면 최 회장 형제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처럼 기사회생의 여지를 잡게 된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최 회장은 2017년 1월까지 복역해야 풀려난다. 최 부회장은 1심에서 구속된 기간 6개월을 뺀 2016년 9월까지 3년을 복역해야 한다.
 
최 회장은 회사돈 45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같은 혐의를 받은 동생 최 부회장은 징역 3년6월에 처해졌다. 김씨는 최 회장 형제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징역 3년6월이 선고받고 항소한 상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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