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이번 이동통신사 보조금 대란의 주범은 따로 있는데 정부가 내놓은 장기 영업정지 처분은 실효성이 전혀 없는 정책이다. 피해는 대리점과 판매점 소상인에게 돌아올 뿐이다."
100만원을 넘나드는 단말기 보조금을 일부 소비자에게 지급하면서 시장 혼란을 야기한 이동통신사업자들에 정부가 45일 안팎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영업정지 제재가 소상인을 몰살하고 소비자에게 불이익을 끼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4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전국이통유통협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기 영업정지 제재는 이동통신 소상공인을 몰살하고 소비자에게 불이익을 끼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협회는 "불법 보조금의 주범은 이동통신 시장을 손바닥처럼 좌지우지하고 있는 통신사업자와 제조사인데 말단의 소상인만 피해를 입고 있다"며 "단말기는 가격이 2배 이상 폭등했고, LTE 요금은 근거없이 약정요금으로 둔갑했다. 하지만 시장교란의 모든 책임은 상인에게 덮어 씌워졌다"고 주장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4일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이통사 장기 영업정지 제재는 실효성이 없는 규제라며 강력 반대했다.(사진=뉴스토마토)
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이동통신 대리점과 판매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는 약 30만여명 수준으로, 이통사 영업정지가 장기화 될 경우 매장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월평균 약 2000만원에 이른다. 판매 직원들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해 사기꾼으로 몰리고 있는 것도 억울한 판에 이번 영업정지로 생계까지 힘들어졌다는 설명이다.
협회는 "장기 영업정지는 단말기 판매자와 액세서리 제조업체, 매장에 물품을 납품하는 상인 등으로 구성된 생태계를 몰살시키는 행태"라며 "대량 청년 실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과징금 처벌과 영업정지 행정 처분에도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밝혀진지 오래이건만 정부는 또 다시 그 우를 범하려 들고 있다"며 세가지 대책을 제안했다.
우선 소비자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행정처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령 단말기를 고가에 구매한 소비자에게 별도로 통신사용료를 감면해주거나 보상을 해주는 방식이다.
둘째로 신규·기변 영업정지는 통신사업자의 이익은 증대하나 유통 소상인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통신사와 제조사가 피해 보상기금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되풀이되는 파행적 보조금 정책에 대한 사업자, 제조사의 담당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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