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글로벌 상품시장에서 커피와 육류, 곡물 등 식품가격이 일제히 상승하며 식탁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월간 물가 통계에 따르면 미국내 식품 소매가격은 올들어 3.5% 상승하며 최근 3년래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국과 브라질 등 주요 식품 산지를 강타한 가뭄과 가축 전염병, 신흥국의 수요 증가 등이 한번에 몰리면서 식품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세계 최대의 커피 산지인 브라질에 가뭄이 닥치면서 선물시장에서 커피 가격은 올해만 70%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돈육 가격은 42%, 코코아 가격은 12% 상승했다. 밀 가격도 주요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정정불안 영향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여름 태평양의 수온 상승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인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며 향후 식품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커피와 오렌지주스, 밀 설탕, 우유, 버터, 코코아, 돼지고기 등 주요 8개 식품 가격은 올해 평균 25% 가까이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석유와 구리 등 주요 산업 원자재에 투자하던 헤지펀드들이 식료품 투자로 관심을 돌리면서 식품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흥국의 경우 전체 소비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보다 높은 만큼 식품가격 상승에 더 민감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아이티와 남부아프리카, 남아시아에서는 식품가격 급등이 폭동으로 이어진 바 있다. 2011년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에도 식품가격 상승에 따른 생활고가 주요 동기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 바페스 세계은행(WB)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한달 전까지만해도 식품 수급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상기후가 더 악화돼서 식품가격 상승을 이끌어내진 않을 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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