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안철수 역사의식 논란..'차별화 강박증' 때문?
'교과서 논란'에 이어 '5.18 논란'까지 입장 번복 되풀이
2014-03-21 16:44:01 2014-03-21 16:48:28
[뉴스토마토 한광범 기자] 통합정당의 정강정책 논란이 수그러들고 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직접 사과와 함께 정강정책에 '4.19혁명'과 '5.18광주민주화운동' 뿐 아니라, '6.15정상선언'과 '10.4선언' 계승도 명시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 위원장의 역사의식에 대한 의구심은 이번 사건으로 크게 증폭됐다.
 
안 위원장은 19일 유감 표명에 이어, 20일 시도당 창당대회를 위해 광주를 찾은 자리에서 직접 머리 숙여 사과했다.
 
그는 광주에서 지역 시민단체들의 항의 시위를 마주했다. 광주는 그동안 안 위원장에게 가장 높은 지지를 보낸 지역이었다. 그는 유감·사과를 표하며, "공동위원장 회의에서도 논의된 적이 없다"거나 "실무진의 착오와 오해"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역사의식이 확고하다"고도 했다.
 
앞서 안 위원장은 정강정책이 논란이 처음 불거진 당일인 18일 밤, 김한길 공동위원장과 만나 이에 대한 논의를 한 후 4.19, 5.18은 물론이고, 6.15와 10.4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논란이 불거진 것은 이날 오전이었다.
 
정강정책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은 안 위원장 측의 금태섭 대변인이었다.
 
그는 18일 논란이 불거진 후, 오후 기자들과 만나 "7.4 남북공동성명 등 (특정사건은) 여러 가지가 있다"며 "어떤 건 쓰고 어떤 건 안 쓰면 괜히 불필요한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또 '4.19와 5.18도 굳이 안 넣겠다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며 "소모적인 논쟁 때문에 들어낸 것이지 우리가 정신을 존중하지 않아서 뺀 게 아니다"고 했다.
 
금 대변인의 발언 중 '불필요한 오해'와 '소모적인 논쟁' 부분은 곧바로 큰 논란이 됐다.
 
기자들은 경기도당 창당대회에 첨삭한 후, 대회장이던 수원 실내체육관을 벗어나던 안 위원장에게 이에 대한 질문을 수차례 던졌다. 그러나 안 위원장은 아무 대답 없이 현장을 벗어났다. 그 대신 현장에 있던 안 위원장 측 관계자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금 대변인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후 논란이 확산되자, 금태섭 대변인은 저녁이 가까워진 시간에 "(4.19와 5.18을) 정강정책 전문에도 명시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여기에 6.15와 10.4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 같은 금 대변인의 급작스런 입장 번복과 선택적 수용 의사가 과연 실무진 차원에서만 논의됐겠느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News1
 
안 위원장의 역사의식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로 민주진보 진영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안 위원장은 자신의 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역사교과서 논란에서는 애매모호한 양비론으로 또 다른 논란이 됐다. 야당들이 일제히 '친일미화 독재찬양 교과서'라고 비판해온 교학서 역사교과서 문제와 관련해 안 위원장은 지난 1월21일 "(진보와 보수) 양쪽 다 문제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들을 내 생각과 다르면 무조건 틀렸다고 보는 생각이 우리나라를 둘로 쪼개고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양비론'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그는 엿새 뒤인 27일 새정치추진위원회 토론회에서 "저는 양비론 발언이나 서울시장 양보론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절반의 국민이 (서로에게) '너희들은 악이고 나는 선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말이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안 위원장의 이 같은 역사의식 논란에 대해, 역사의식 자체보다는 '제3세력'으로서의 강박으로 인한 정치적 실책 때문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야당 의원은 "역사교과서 논란 때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려다 보니 그런 발언이 나온 것 같고, 이번 정강정책에선 '도로 민주당'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사고에서 나온 하책"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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