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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미국 듀폰과 5년째 진행 중인 1조원대 '아라미드' 소송에서 승기를 잡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올 1분기에는 턴어라운드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왔다. 실적의 양대 축인 산업자재부문과 화학부문이 회복세로 돌아선 덕이다.
듀폰과 소송으로 매 분기 쌓아야 했던 대손충당금의 짐을 던 것도 영업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의 1분기 영업이익은 520억원~600억원대 초반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메리츠종합금융증권과 동양증권은 각각 519억원, 529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다. KDB대우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이보다 높은 538억원, 57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5.6% 증가한 613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산업자재부문의 회복이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타이어코드와 에어백 등이 속한 산업자재군은 화학소재군과 함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각각 36.5%, 36.3%에 달할 정도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산업자재부분은 통상 1분기가 비수기로 통하는데, 지난해와 달리 올 1분기는 판매량이 양호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산업자재부문 예상 영업이익 규모는 131억원으로, 전분기 91억원에서 크게 개선될 것"이라면서 "에어백 호조에 이어 타이어코드 판매물량 증가가 눈에 띄는 등 산업자재 턴어라운드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산업자재부문은 비수기 영향으로 매출액이 전년 대비 약 3.0% 성장할 것"이라면서 "다만 지난해 1분기 저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0.9%포인트 개선된 5.4%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적의 또 다른 축인 화학부문 역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산업용 접착제를 생산하는 화학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0% 증가한 23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석유수지는 공장 가동률이 100%에 이를 정도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패션과 필름·전자재료군은 부진이 예상됐다. 패션부문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로 접어든 데다 필름·재료군은 중국 업체들의 가격 인하 요구로 수익성에 발목이 잡힐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무엇보다 올 1분기 최대 호재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듀폰과의 아라미드 소송에서 1심 판결을 깨고 재심을 명령한 것이 단연 첫 손에 꼽힌다. 재심 판결로 인해 실적 개선은 물론 향후 경영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서 발생하는 매출채권에 대해 매 분기 약 10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이 발생했지만, 재심 판결 이후 대손충당금 부담이 사라졌다. 여기에 지난 2년간 쌓은 800억원의 대손충당금 역시 영업이익으로 돌아가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함 연구원은 "그간 막대한 배상금과 생산중단 명령이 발표돼 장기간 소송 리스크가 컸던 게 사실"이라면서 "아직 소송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배상금에 대한 부담은 낮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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