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주기자] 명형섭 대상 사장과 박성칠 동원F&B 사장이 지난해 재고관리에 성공하며 수익성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김용수 롯데제과 사장과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재고관리에 실패해 수익성악화를 면치 못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기준 10대 식음료업체의 재고자산은 2조711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2조8668억 원에 비해 5.4%나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이 6.3%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식품업체들이 대형마트 영업규제와 소비침체 등 이중고에 대처해 재고를 줄이며 수익성개선에 나선 모양새다.
제조업의 경우 재고자산은 대차대조표상에서 상품, 제품, 반제품, 원재료 등으로 구분되며, 재고자산이 줄면 매출원가가 감소해 수익성이 개선된다.
재고자산이 가장 줄어든 곳은
대상(001680)으로 지난해 재고자산 2304억 원을 기록해 전년 2762억 원에 비해 무려 16.6%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3.7%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지독하게 재고를 줄인 셈이다. 이에 따라 매출에서 차지하는 매출원가의 비중도 같은 기간 72.4%에서 71.7%로 0.7%포인트 하락해 영업이익(1558억 원)이 20.2%나 증가했다.
재고관리로 같은 기간 10대식품업체의 영업이익이 평균 13%나 감소한 것과 정반대 효과를 냈다.
2012년 3월 취임한 명형섭 대상 사장은 취임사에서 "재고, 반품, 환입 등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혁신적인 방법을 적용해 각 부문에서 발생되는 근본적인 낭비요소를 제거해 나가자"며 전사적인 비용절감을 강조했다.
결국 명 사장은 자신이 강조한대로 지난해 재고관리에 성공해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켰다.
대상 관계자는 "명형섭 사장이 지난해 철저하게 재고관리를 하고 워크다이어리 등 경영효율화 프로그램에 집중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명형섭 대상 사장(좌), 박성칠 동원F&B 사장
두 번째로 재고자산이 감소한 곳은
동원F&B(049770)로 2827억 원에서 2366억 원으로 16.3%나 감소했다.
동원F&B 역시 대상과 마찬가지로 재고관리에 힘입어 같은 기간 영업이익(586억 원)이 70.3%나 증가했다.
동원F&B는 공급망관리(SCM)의 달인이라 불리는 박 사장이 지난해 3월 취임한 이후 재고자산이 크게 줄었다.
SCM이란 제품에 대한 수요를 실시간으로 전 사업부가 공유해 필요한 만큼만 원재료를 수급하고 생산함으로써 재고를 줄이는 관리기법이다.
동원F&B 관계자는 "박 사장이 취임 후 가장 주력한 부분이 SCM"이라고 설명했다.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은 최근 업황 악화와 그룹 총수인 이재현 회장 부재 등 악재에 대비해 지난해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강하게 비용절감을 주문했고 그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주요 수익원인 중국 라이신사업이 경쟁과열로 고전하면서 영업이익이 6155억 원에서 3455억 원으로 43.9%나 감소해 수익성 악화를 막진 못했다.
나머지 4개사는 되레 재고자산이 증가했으며 합병효과로 영업이익이 증가한 롯데푸드를 제외하고 공교롭게도 모두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재고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롯데제과(004990)(대표 김용수)로 1939억 원에서 2298억 원으로 무려 18.6%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증가율 6%의 3배 수준으로 크게 웃돌아 재고관리에 실패했다. 롯데제과는 영업이익(915억 원)이 20.7%나 감소했다.
이어
롯데푸드(002270)(대표 이영호)가 지난해 롯데햄을 합병한 효과로 1229억 원에서 1363억 원으로 10.9%나 증가했다. 롯데햄은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55.7%, 24.2%나 증가했다.
이어
하이트진로(000080)(대표 김인규)가 재고자산이 10.6%, 오뚜기(대표 이강훈)가 5.3%, 농심(대표 박준)이 5% 증가했다.
하이트진로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7% 감소했으며 오뚜기는 3.3%, 농심은 4.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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