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V인사이트.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태양광발전의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7주째 21달러대에 머물면서 업계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태양광 업계에서는 올해 태양광 발전 설치량이 43~50기가와트(GW)로, 지난해보다 20% 성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지만 1·2분기 시장 수요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폴리실리콘의 가격 상승세도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비수기인 계절적 요인의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올해 가장 큰 대어로 기대됐던 중국이 예상 밖으로 주춤했던 게 컸다는 분석이다.
22일 태양광 시장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킬로그램(kg) 당 21.53달러로 전주 대비 0.19% 하락했다. 지난 1월 20달러대로 진입했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점진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지난 3월 초 올해 최고가격인 22.6달러를 찍는 등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최고점을 찍은 지 2주 만에 약보합세로 돌아서며 7주째 21달러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폴리실리콘 가격 정체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태양광발전의 설치량 부진이 지목된다.
태양광 업계에서는 지난 1분기 전 세계 태양광 설치량을 9GW로 추정하고 있다. 블룸버그 에너지 파이낸스, NPD솔라버즈 등 주요 시장조사 기관들은 올해 연간 기준 전 세계 태양광 발전 설치량을 43~50GW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관측대로라면 분기당 최소 10GW 이상 달성해야 하지만, 분기당 예상치의 9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
이는 무엇보다 1분기 수요 급증이 예상됐던 중국이 기대 이하의 설치량을 기록한 게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중국 태양광발전 시장의 연간 수요가 전 세계 설치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4GW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1분기부터 태양광발전소 건설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지난 1분기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 지원을 둘러싸고 중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정책 혼선이 빚어지면서 답보 상태에 빠졌다. 중국 내 태양광발전소 건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모듈 공급을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섰던 업체들은 예상치도 못한 판가 하락의 역풍에 처해야만 했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발전의 설치 부진으로 모듈 가격이 하락하고, 이는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가격 상승세가 꺾인 것"이라면서 "여기에 공급과잉이 겹친점도 판가의 발목을 잡은 요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전문가들은 계절적 성수기로 접어드는 하반기에 태양광발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더라도 폴리실리콘 가격은 큰 폭의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케미칼이 올 상반기 연산 1만톤 규모의 공장을 통해 폴리실리콘 생산에 나선 데다 하반기에는 미국 선에디슨이 울산 삼성정밀화학에서 1만톤 규모의 공장을 가동하는 등 신규 물량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이충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폴리실리콘 업체가 마지막으로 흑자를 거둔 지난 2012년 2분기 중국과 대만에 수출한 폴리실리콘 평균가격은 kg당 24.3달러였다"면서 "올 2분기 폴리실리콘 가격이 4월 가격인 21~22달러 수준에 머문다면, 2분기에도 폴리실리콘 업체들은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폴리실리콘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공장 가동률 조정에는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가동률이 떨어지면, 생산원가 인상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성수기인 하반기까지 원가절감에 주력하는 것 외엔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답답함이 진하게 묻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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