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불은 스마트홈..애플 '차별화'에 구글·삼성 '속앓이'
애플, iOS8과 함께 ‘홈킷’ 공개..“MFi 도입이 특장점”
2014-06-09 15:23:46 2014-06-09 15:28:18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모바일 시장에서 경쟁 구도를 형성해 온 구글과 애플이 다음 격전지로 꼽히는 '스마트홈'에서 정면 충돌한다. 특히 애플이 지난주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사물인터넷(IOT)의 밑그림이 구글, 삼성전자 등의 스마트홈 서비스와 뚜렷한 색깔 차이를 나타내기 시작해 갈림길에 섰다는 분석이다.
 
애플이 'iOS8'과 함께 선보인 홈킷(Home Kit)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통해 조명과 온도 조절, 도어 잠금장치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다. 세탁기, 냉장고 등을 비롯한 모든 가전제품을 iOS 기기와 연결할 계획이다. 표면적으로는 기존 삼성전자, 구글 등이 발표한 스마트홈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방법론 측면에서는 큰 차이점이 드러난다. 애플은 스마트홈 구축 과정에서 기존 구글이나 삼성전자와 달리 'MFi'를 도입하면서 새로운 표준 규격 확립을 추구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MFi는 ‘Made For iPhone, iPad, iPod’의 약자로, 스마트홈 내 가전제품과 애플 기기 간 연결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애플이 iOS8과 함께 공개한 스마트홈 클라우드 서비스 이미지.(사진=애플)
 
국내외 전문가들은 스마트홈 구축의 가장 큰 쟁점은 바로 균일성과 안정성이라는 점에서 애플 특유의 '폐쇄성'과 '단순함'에 후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균일성은 다양한 프로토콜과 연결 방식이 서로 충돌되지 않고 일정한 컨트롤 방식으로 제어되기 위해 필요하며, 안정성은 해킹이나 정보유출 등 스마트홈의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한 관계자는 "애플이 발표한 홈킷의 경우 사용자가 직접 홈네트워크 허브를 설정하거나 네트워크에서 어떤 장치가 작동 가능한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 없이 MFi를 지원하는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는 것만으로 스마트 하우스를 일괄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블루투스, 와이파이, 직비(ZigBee) 등 무선통신 방식에 대한 제약도 없다. 도어록 경우 블루투스를, 세탁기나 전자레인지 등 콘센트를 꽂아 사용하는 가전제품의 경우 와이파이를 사용해 홈 네트워크로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통신하는 방식으로 개별 구축이 가능하다. 연내 애플 TV가 출시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보다 한발 앞서 스마트홈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모바일 시장 패권을 놓고 다투고 있는 구글과의 경쟁 구도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경쟁력을 기반으로 스마트홈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황이다.
 
구글 역시 올 초 디지털 자동온도조절장치를 만드는 네스트랩을 3조3000억원에 인수하고, 홈시큐리티 CCTV 업체인 ‘드롭캠’ 인수를 추진하는 등 스마트홈 관련 서비스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또 스마트폰 패턴 입력을 통해 PC와 가전제품을 직접 컨트롤하는 다양한 방식의 프로토콜을 개발해 특허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스마트홈 활성화에 따른 우려도 적지 않다. 일찌감치 스마트홈 시장에 진입한 삼성전자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역시 프라이버시 보호 문제다. 모든 것이 시스템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해킹 공격을 당할 경우 개인정보가 무차별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애플은 자사의 강점 중 하나로 뛰어난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을 내세우고 있다. 구글은 주 수입원이 타깃 광고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안 쪽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애플 측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가 iOS나 블랙베리 대비 해킹에 더 취약하다는 통념 역시 구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 등을 비롯한 안드로이드 진영은 해당 스마트폰을 통해 안정적이고 통합적인 스마트홈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수준까지 도달해 있지는 않다"며 "애플이 MFi 등을 통해 시도하는 확실한 인증 조건이 없다면 균일하지 않은 중구난방 식의 스마트홈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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