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에도 고용 늘렸다..5대그룹은 평균 하회
신세계·현대백화점·CJ 등 유통기업 주도
2014-06-11 13:19:42 2014-06-11 17:33:44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대기업이 생산성과 수익성 악화 속에서도 고용은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상호출자제한 47개 기업집단은 매출이 2% 줄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등 수익성이 전년 대비 20% 이상 크게 악화됐음에도 고용은 되레 5% 늘렸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1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 47개 기업집단 1554개 계열사의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국내 상주 직원은 142만8550명으로 전년 136만6201명보다 4.6% 증가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기업집단에 지정돼 전년과 비교가 불가능한 코닝정밀소재와 삼천리는 집계에서 제외했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매출은 1455조2000억원으로 전년 1485조4000억원에 비해 2% 줄었다. 영업이익도 80조6000억원에서 76조1000억원으로 5.6%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67조5000억원에서 52조6000억원으로 22.1% 크게 줄었다.
 
지난해 고용 증가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신세계로 직원 수가 3만2319명에서 4만7723명으로 무려 절반 가까이(47.7%) 증가했다. 이마트가 지난해 1만여명 이상의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며 고용이 크게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영업이익이 8.6% 줄었지만 직원은 1만2822명으로 전년보다 2000여명(17.2%) 증가했고, 현대산업개발은 적자전환 속에서도 1200명(16.9%) 고용을 늘렸다.
 
CJ는 계열사 수가 81개사에서 71개사로 10곳 줄고, 영업이익(-12.7%)과 순이익(-53.9%) 모두 두 자릿수 이상 크게 악화됐지만, 고용은 4만6471명에서 5만3840명으로 15.9% 늘렸다.
 
이처럼 대기업 그룹의 고용 증가는 삼성·현대차 등 상위 그룹보다 재계 13~24위권의 신세계·현대백화점·CJ 등 유통업을 영위하는 내수 중심의 중견 그룹 주도로 이뤄졌다.
 
실제 47개 그룹의 지난해 고용 증가 인원은 6만2000여명으로, 이중 40%에 달하는 2만4600여명을 이들 3개 그룹이 늘렸다.
 
이외에 효성(8%), 부영(7.8%), 대림(7.8%), 아모레퍼시픽(7.1%), 롯데(7%), 금호아시아나(6.4%), 동부(6.4%) 순으로 고용 증가율이 높았다.
 
이들 ‘톱 10’ 그룹 중 생산성과 수익성이 전년 대비 개선된 곳은 신세계와 아모레퍼시픽 뿐이었다. 나머지는 매출이 줄거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곤두박질쳤다.
 
국내 5대 그룹의 고용 증가율은 3.1%로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나머지 하위 그룹의 증가율은 6.1%로 2배가량 높았다.
 
롯데가 8만5059명에서 9만1044명으로 7% 늘리며 평균을 상회했을 뿐, 현대차(4.7%), 삼성(2.3%), SK(1.7%), LG(1.3%) 등은 고용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반면 태영은 5624명에서 5180명으로 7.9% 줄었고, 하이트진로도 4243명에서 3993명으로 5.9% 감소했다. 두 그룹은 지난해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마이너스 성장했다.
 
한솔은 순이익 적자 폭이 270억원에서 160억원으로 개선된 가운데 직원 수는 5431명에서 5245명으로 3.4% 감소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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